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금융규제를 비판했다 중국 정부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사실상 항복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상하이의 한 포럼에서 중국의 금융 규제를 '전당포'라는 단어까지 언급하며 비판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앤트그룹의 상장을 연기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심지어 마윈은 실종설까지 돌았고 88일만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앤트그룹이 금융지주사가 되면 금융당국의 엄격한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또한 각종 규제에도 직면하게 돼 사업 확장성 등도 제한될 수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최근 구조조정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은 당초 자회사 중 하나를 금융지주사로 만들어 소액 대출 등 금융자회사를 지배하도록 하고 모회사 앤트그룹은 중국 당국의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IT업체로 탈바꿈 하려는 구상이었다.
이같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마윈은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마윈의 이같은 시나리오는 지난 10월 23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서밋'에서 중국의 금융규제를 비판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실종설까지 나온 마윈은 석달만인 지난 20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시 중국 저장성 톈무뉴스를 인용해 마윈이 이날 교사 100여 명을 상대로 영상 연설을 했다고 보도했다. 마윈은 2015년부터 공익재단을 통해 매년 하이난성 싼야로 농어촌 지역 교육에 힘쓴 교사 100명을 초청해 시상해왔는데, 올해 행사는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마윈은 영상 연설에서 "수상하신 선생님 100명과 시골 지역 교사 290만명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코로나19가 끝나면 꼭 싼야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마윈이 등장하자마자 인민은행은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을 겨냥한 새로운 독점금지법 초안을 발표했다.
제재안 초안에 따르면 중국 시장규제국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비은행 결제 회사' 또는 시장 점유율이 67% 이상인 회사를 해체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이같은 초
일부 전문가는 중국이 앤트그룹을 해체하려는 본격적인 압박이라고 했다.
결국 마윈은 중국 정부의 끝없는 압박에 앤트그룹의 금융지주사전환이라는 백기를 들게 된 것이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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