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늘(현지시간 20일) 제46대 미 대통령으로서 취임 선서를 할 때, 부인 질 바이든(69) 여사는 옆에서 집안의 가보로 내려져온 성경책을 든 채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봤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40여 년간 동행해온 바이든 여사로서도 8년간의 세컨드레이디 생활을 정리하고 떠난 지 4년 만에 백악관의 안주인인 퍼스트레이디로 화려하게 돌아온 이 날은 역사적 순간이었습니다.
바이든 여사가 본업인 교직 유지의 뜻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그는 미국 헌정사상 최초로 백악관에서 출퇴근하는 '투잡' 영부인이 됐습니다.
영부인으로서 대통령을 내조하는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부인상에 대한 시험대에 오른 셈입니다.
그는 현재 2년제 전문대인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NOVA)의 영작문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세컨드레이디 시절 8년 동안에도 이곳에서 교편을 지켰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 여사의 마이클 라로사 대변인이 "영부인은 공적인 역할과 별개로 NOVA에서 계속 가르칠 것"이라 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교육 지도자학 박사학위 소지자로 교직을 천직으로 삼아온 바이든 여사는 그동안 '바이든 박사'(Dr.바이든)라는 직함으로 불려왔습니다.
지난 연말에는 대학 강사 출신의 작가인 조지프 엡스타인이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에서 박사 칭호를 붙이지 말 것을 제안해 시비를 걸었다가 거센 역풍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바이든 여사는 트윗을 통해 엡스타인의 제안에 대해 완곡한 거절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NYT는 "4년간의 격변기를 거치면서 미국 국민은 질 바이든이 보다 전통적인 모습으로 백악관 동관(영부인 집무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길 기대할지 모르지만, 바이든 박사는 영부인직에 대한 자신만의 접근법을 취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에게 있어 영부인 자리는 어디까지나 부업이라는 것입니다.
NYT는 그러면서 바이든 여사가 '본업'과 '부업'을 조화시켜야 할 첫 번째 영부인이 될 것이라고 촌평했습니다.
바이든 여사는 세컨드레이디 시절 남편의 해외 순방에 동행할 때마다 학생들의 답안지를 한 무더기씩 들고 다니며 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투' 안에서 채점한 일화로 유명합니다.
바이든 여사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 '1인 다역'을 소화하며 바이든의 대권 승리를 이끈 비밀병기로 꼽혔습니다.
부통령 후보 선정을 비롯해 중대 의사 결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불리며 핵심 참모이자 막후 실세로 자리 잡았고, 작년 봄 집회에서 채식주의 여성들이 낙농업 반대를 외치며 남편에게 달려들자 '빛의 속도'로 막아내며 보디가드까지 자처했습니다.
바이든 여사는 지난주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셸 오바마 여사가 시작했던 군인 가족 지원 프로그램을 이끌 참모를 인선했으며, 무료 커뮤니티 칼리지 교육 및 유방암 예방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NYT는 보도했습니다.
바이든 여사는 또한 남편을 도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갈가리 찢긴 정치적 분열상을 치유하는 노력
또한 바이든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극복 노력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역할에도 관여할 것이라고 NYT는 전했습니다.
바이든 여사는 첫 부인과 사별한 바이든 대통령의 초선의원 시절인 75년 그와 처음 만났고 77년 결혼했습니다. 바이든 여사도 재혼이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