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접한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들에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면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오늘(1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어제(16일)까지 이뤄진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동남아 4개국 순방의 공통점은 '코로나19 백신 협력'입니다.
미국과 영국 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선진국들의 입도선매 등으로 백신 확보가 어려운 상황을 절묘하게 파고든 겁니다.
왕이 부장은 지난 12일 첫 순방국인 미얀마에서 중국산 백신 30만 회분을 긴급 지원했습니다.
이어 인도네시아로 이동, 13일 현지 중국 시노백 백신 접종의 첫 테이프를 끊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조코위 대통령 예방에 앞서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인도네시아와 계속 (백신) 생산에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지역 백신 생산 허브가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14일에는 올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의장국인 브루나이에서 하사날 볼키아 국왕을 예방하고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중국 기업들이 브루나이 측과 협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이어 그제(15일)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페이스북 음성 메시지를 통해 중국이 시노팜 백신 100만 회분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깜짝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캄보디아는 이번 왕이 부장의 동남아 순방 일정에서 빠졌습니다.
그러나 훈센 총리는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진원지로 지목된 중국이 곤란한 입장에 처했을 때 항공 노선 중단 등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중국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등 친(親)중국 행보를 분명히 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또 동남아 순방 마지막 날인 어제(16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중국은 필리핀에서 백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백신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대통령궁은 중국이 필리핀에 백신 50만 회분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어떤 백신을 주고
그러나 해리 로케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지난 11일 시노백 백신 2천500만 회분을 확보해 2월에 우선 5만 회분이 필리핀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계약 조건은 모르지만 중국이 일부를 기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왕이 부장이 필리핀을 방문하는 만큼 지켜보자"고 말한 바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