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앞세운 '백신 외교'로 개발도상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11일 동남아 순방에 나서 미얀마,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을 거쳐 이날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필리핀을 방문합니다.
이 기간 왕이 부장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 강화를 위한 경제 지원과 더불어 히든카드로 제시한 게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지원입니다.
이는 미국과 영국 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선진국들이 입도선매하면서 개도국의 경우 연초 백신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을 동남아 등 개도국 중심으로 판매 또는 원조하면서 장악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왕이 부장은 지난 12일 미얀마 방문 시 코로나19 방역 물자를 함께 가지고 도착해 미얀마 정부에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30만회분을 긴급 원조했습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10일 중국이 원조해 건설하는 미얀마 국가질병통제센터와 의료간호 양성센터 프로젝트 착공식까지 열렸습니다.
민퉤 미얀마 보건체육부 장관은 "중국의 백신 원조에 감사하며 이를 통해 방역과 경제 회생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중국에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 부장이 미얀마 방문을 통해 코로나19 방제 강화와 필요 인원의 신속한 교류 확대에 합의했다면서 중국과 미얀마가 경제무역협력 발전 5개년 계획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왕이 부장의 인도네시아 순방 성과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13일 중국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개적으로 접종하면서 극대화됐습니다.
왕이 부장은 조코위 대통령이 시노백 백신을 접종한 뒤 찾아가 만났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의 70%인 1억8천150만 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기로 했으며 중국 시노백 백신이 첫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왕이 부장은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지역 백신 생산 허브가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백신 수요가 급증함에도 인도네시아의 백신 요청을 수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왕이 부장이 이번 인도네시아 순방을 통해 코로나19 방제 공동 대처와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 수호, 다자주의 공동 지지 등에 공감대를 달성했다며 만족감을 내비쳤습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개도국이자 중요한 신흥 경제체로서 양국의 협력은 전략적 의미와 세계적 영향력이 남다르다"면서 "양국 관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 큰 발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아울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현지시간 14일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등 현재
베이징 소식통은 "올 상반기까지는 미국 또는 영국산 코로나19 백신은 도입하기 어려운 개도국이 많기 때문에 그 자리를 중국산 백신이 채울 것"이라면서 "이는 그만큼 그 나라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