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세인트판크라스역에서 출발한 유로스타가 그제(1일) 프랑스 파리 북역에 도착하자 세관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커다란 짐을 들고 열차에서 내리는 일부 승객에게 다가가 300유로(약 40만 원)가 넘는 물건을 소지했는지 물었습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난 첫날 빚어진 풍경이었습니다.
이날부터 영국과 프랑스를 오갈 때는 몇 가지 예외 품목을 제외하면 육류와 우유, 유제품 등을 들여올 수 없고 술과 담배의 반입량도 제한됩니다.
프랑스에 거주하지 않는 영국인들은 프랑스를 떠날 때 기차역에서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상품에 대한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영국의 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에 대비해 700명이 넘는 세관원을 고용했지만, 정작 승객들은 극적인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세관 검사를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평소와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런던 세인트판크라스역에서 디자이너 세바스티안 파솟 씨는 "철저한 검사를 기대했는데 모든 것이 평소와 완전히 똑같았다"고 APTN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저스틴 브렛 씨도 "브렉시트 첫날이기 때문에 상당히 혼잡하고 붐빌 것이라고 예상하고 세관 검사도 기대했으나 실제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런던에 거주하는 프랑스인 스테파니 바프(35) 씨는 파리 북역에서 AFP 통신에 평소처럼 제약 없이 고기, 와인, 치즈를 사가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바프 씨는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돌아갈 때 이제 육류는 가져갈 수 없게 됐고 무엇을 가져갈 수 있는지 정부 홈페이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유로스타를 타고 영국과 프랑스를 오간 승객들을 긴장하게 했던 것은 코로나19였습니다.
영국에서 코로나19 변이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프랑스 정부가 영국에서 들어올 때 72시간 내에 발급받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런던에 7년째 거주 중인 프랑스인 마틸드 알르망드 씨는 프랑스로 넘어올 때 코로나19와 관련된 문서를 작성하느라 바빴을 뿐 브렉시트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