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이 사망한지 1주년이 다가오면서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시시각각 고조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전략핵폭격기와 핵잠수함을 잇따라 중동에 파견해 무력시위를 벌이자 이란은 군사 보복을 예고하면서 우라늄농축 상향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단순히 무력 시위에 그치지 않고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정권을 인계하기 직전에 실제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일고 있습니다.
CNN 방송은 어제(1일) 미 국방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걸프해역에서 지난 이틀간 해군력을 강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의 구체적인 군사태세 강화 수준을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미군의 잇따른 무력 시위와 관련해 걸프해역에서 전투함 배치를 늘리고 경계 태세를 격상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1일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조지아 호(USS Georgia)가 이란의 앞바다인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바 있습니다. 미국이 작전 중인 핵잠수함의 위치를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미국은 지난 30일에도 전략핵폭격기 B-52를 본토에서 출격시켜 걸프 해역에서 무력시위를 벌이는 등 잇따라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해왔습니다.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을 미국이 표적 공습으로 살해한 지 1주년이 다가오면서 이란의 보복행동을 차단하기 위한 경고 차원입니다.
이란 군부 실세이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버금가는 권력자로 평가되던 솔레이마니는 지난해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무장무인기(드론) 공습에 사망했습니다.
미국의 잇따른 무력시위에 이란도 연일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미국의 손에 숨진 솔레이마니의 뒤를 이어 쿠드스군 사령관에 오른 에스마일 가니 장군은 어제(1일) "적(미국)의 집 안에서 그들의 범죄에 복수할 누군가가 나타날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했습니다.
이란은 걸프 해역에서의 해군력 증강과 더불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이라크로 속속 배치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군사대비태세 확충 외에 이란은 우라늄 농축 농도를 올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어제(1일) IAEA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의회에서 통과된 법률에 따라 이란 원자력청이 최대 20% 농도의 저농축 우라늄(LEU)을 포르도 농축시설에서 생산하겠다고 IAEA에 보고했습니다.
이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제한한 농축 한도를 크게 넘어서는 것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크게 고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에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실제로 군사행동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 출범할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중동 정책을 교란하고, 자신의 부정선거 주장이 설득력을 완전히 잃은 상황의 타개책으로 중동에서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실제로 CNN에 따르면, 그제(31일) 아랍언론 다르 알-하야트가 익명의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트럼프를 상대로 퇴임 전 이란 핵시설을 폭격해달라고 로비를 펼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기류에 대해 이란 측은 미국이 전쟁을 위한 구실을 조작하고 있다면서 강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정권교체 직전에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국제 안보 문제 전문가인 톰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