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이 인파가 몰렸던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가 철벽에 둘러쌓여졌습니다.
미국 현지시각 31일 타임스스퀘어 주변 21개 도로 입구에는 오후부터 경찰 철책이 설치됐고, 대형 트럭들이 동원돼 길목을 막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비공개로 열리는 새해맞이 행사에 일반인의 출입을 완벽하게 차단하기 위한 뉴욕 경찰(NYPD)의 대책이었습니다.
앞서 NYPD는 트위터를 통해 타임스스퀘어 통제선 안쪽뿐 아니라 바깥쪽의 행인 통행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까지 했습니다.
뉴욕시에 따르면 매년 새해맞이 행사에 타임스스퀘어 주변에 모이는 인파는 100만 명에 달합니다.
수치가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어찌 됐든 수많은 인파가 모이는 것을 허용해 방역에 구멍이 뚫리는 상황만은 피하겠다는 것이 당국의 단호한 입장이었습니다.
출입 통제 구역에 있는 5개의 호텔 숙박객들에게 호텔 밖으로 외출 금지령이 내려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침이 그대로 지켜지진 않았습니다.
철제 펜스 너머로 110m 높이의 원 타임스스퀘어 빌딩 위에 설치된 대형 크리스털 볼을 어렴풋이라도 직접 보고 싶어하는 뉴욕 시민과 관광객들은 끊임없이 통제선 근처로 모여들었습니다.
남부 아칸소주(州)에서 뉴욕을 방문한 20대 커플 딜런과 샤이는 "새해 카운트다운과 함께 크리스털 볼이 떨어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없어서 실망스럽다"면서도 "통제선 바깥에서라도 그 장면을 지켜보겠다"고 말했습니다.
특설무대에 오른 가수들의 노래를 멀리서라도 즐기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재유행한 1970년대의 히트곡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 Survive)를 부른 글로리아 게이너의 목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지자, 통제선 바깥의 시민 중 일부는 후렴구를 따라부르기도 했습니다.
당초 NYPD는 통제선 바깥에 인파가 몰리면 적극적으로 해산시키겠다는 경고도 발표했지만, 실제 현장에 배치된 경관들은 새해를 축하하려는 시민들을 제지하진 않았습니다.
루이지애나주(州)에서 온 30대 여성 멜리사는 "한 경찰관이 새해맞이 행사가 끝나면 15분 이내에 통제가 풀릴 것이라면서 그때 타임스스퀘어에 갈 수 있다고 친절하게 안내해줬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라디오시티 극장 주변의 공원 등 통제선과 떨어진 지역에선 수백 명 규모의 인파가 형성되기도 했지만, 경찰력이 미치지 않았습니다.
한편 새해맞이 행사 주최 측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최일선에서 근무한 필수 업종 근로자와 가족 40여 명에게만 이들의 무대를 직접 즐길 기회를 줬습니다.
뉴욕의 공공병원 소아과
올해 행사는 방송과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습니다.
예년에도 행사가 생중계됐지만, 올해는 인파로 인한 공간적 제약이 없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하고 밀접한 화면 송출이 가능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