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저는 코로나19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거나 얘기를 꺼내지 않아요. 소위 말하는 1주년이라는 것을 기념하고 싶은 것은 언론이지 우리는 그걸 잊고 우리 삶을 살고 싶을 뿐이에요."
작년 초 중국 우한(武漢)이 코로나로 봉쇄됐을 때 운전자를 자원해 병원에 갈 수 없던 사람들에게 약을 전해주던 의료진들을 태워 나른 린원화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 1주년을 조명하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대규모 유행이 시작된 '그라운드 제로'인 우한의 많은 시민은 악몽 같았던 기억을 잊고 현재의 삶을 이어가길 원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더라도 우한에서는 5만 명 이상이 확진되고 3천869명이 사망할 정도로 작년 중국의 코로나19 인명 피해는 이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환자가 폭증하면서 우한의 의료 체계는 붕괴 상황까지 내몰렸습니다. 많은 시민이 병원 문턱조차 밟지 못하고 사망할 정도로 사태는 비극적이었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낸 대규모 혈액 검사는 우한에서 실제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이 공식 발표보다 10배 많은 50만 명에 가까울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조명한 선전용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대대적으로 제작하면서 자국의 대처를 미화하고 있지만, 당시 '코로나19 전장'의 한복판에 있던 일부 우한인은 이런 선전물에서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 샤오야 씨는 작년 대유행 때 자신과 부모님이 입원할 병상을 찾기 위해 며칠간 고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샤오 씨는 SCMP에 "그때를 기념하고자 TV에서 최소 두 편의 드라마가 방영됐지만 나는 5분도 채 계속 볼 수가 없었다"며 "드라마 속의 무엇도 그때 우리가 경험하고 느낀 것을 묘사하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엄청난 사회적 혼란 속에서 자신과 주변 사람
작년 혼란에 휩싸인 우한의 병원을 경험한 18세 천시 씨는 지금도 악몽을 자주 꿉니다.
그는 "줄은 너무 길었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매우 아팠다"며 "한 할머니가 내 앞에서 쓰러졌는데 기억에서 그 장면을 지울 수가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