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남미 일부 국가에서 긴급 사용이 승인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러나19) 백신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아직 정보가 부족하다는 평가와 저렴한 가격과 운송, 보관이 편리해 코로나19에 대응할 유력한 백신이라는 의견도 있다.
AFP통신은 30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내년 1월 안에 유럽의약품청(EMA)의 사용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EMA는 이날 낸 성명에서 "조건부 판매(긴급사용) 승인을 위해서는 이 백신의 품질, 안전 및 효능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MA가 이같이 밝힌 것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투여량에 따라 예방률이 달라지는'고무줄 면역효과'와 핵심 데이터 미흡 때문이다. 미국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승인 시점을 기존 내년 2월에서 4월로 늦췄다.
실제 이날 미국 백신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 수장인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미국인에게 한 백신은 예방률이 95%인데 다른 백신은 'X퍼센트'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구체적이고 명확한 숫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화이자와 모더나의 면역 효능은 각각 95%, 94.5%에 달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평균 70.45%에 불과하다.
또 1차 때 절반, 2차 때 전부를 접종할 경우 효능이 90%까지 올라가지만 1·2차 모두 전량을 접종하면 60% 초반으로 내려간다.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세계를 지배할 백신이 될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운송·보관·관리가 다른 백신에 비해 월등히 쉽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섭씨 2~8도의 일반 냉장고 온도에서 최소 6개월간 운송·보관·관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화이자 백신은 초저온인 섭씨 영하 60~80도를 유지하면서 운송해야 한다. 모더나 백신도 섭씨 영하 20도에서 6개월간, 2~8도에서는 약 한달간 안정적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부작용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다. 전통적인 백신 개발 방식을 썼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감기를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에 비활성화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집어넣은 뒤 인체에 투입해 면역반응을 끌어낸다.
하지만 화이자와 모더나는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을 이용해 백신을 개발했다. mRNA 방식의 백신이 상용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 받고 있지만 대량생산은 물론 처음 적용하는 것이라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여기에 아스트라제네카는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 미국 계약 기준 화이자 백신은 2회분 가격이 29.47 파운드(약 4만3000원)다.
대규모 주문시 가격이 내려가는 모더나는 일단 1회분에 23.99∼27.74 파운드(약 3만5000∼4만1000원)에 달해 가장 비싸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EU가 1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스티븐 에번스 교수는 "이 백신은 국제사회의 백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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