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아침 미국 테네시주(州) 내슈빌 시내에서 발생한 폭발사고의 용의자로 지목된 앤서니 퀸 워너(63)가 내슈빌 주민과 한 대화가 뒤늦게 회자되고 있다. 사건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남겼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그의 이웃인 트럭운전사 릭 로드는 지난 21일 워너와 만나 "성탄절에 산타가 선물을 가져다줄 것 같냐"고 물었고, 워너는 "그렇다. 난 엄청나게 유명해져서 내슈빌은 날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드는 "워너는 IT 업계 종사자였고 여기(내슈빌)에서 오랫동안 살았다"면서 "그는 은둔자였다"고 CNN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앞서 내슈빌에서는 25일 아침 캠핑용 차량(RV) 폭발이 발생해 주민 3명이 부상을 입고 인근 건물 40여채와 가로수 등이 파손됐다.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따르면 당시 폭발한 차량에서는 '15분 안에 폭탄이 터질 것이다. 대피하라'는 음성 메시지와 영국의 가수이자 작곡가인 페툴라 클라크의 1964년 히트곡인 '다운타운(Downtown)'이 흘러나왔다. 사건이 발생한 곳이 시내였으나 이 노래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계획된 범죄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당국은 폭발한 차량에서 발견된 모자와 장갑에서 나온 DNA가 워너의 것과 일치해 그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워너는 현장에서 자폭했다.
데이비드 로쉬 테네시주 수사국장은 NBC와 인터뷰에서 "지금 시점에서는 추측에 불과하지만 워너의 범행 의도는 폭발로 인한 파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FBI는 워너가 5세대 이동통신망(5G) 관련 음모론에 빠져 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워너가 5세대 이동통신망을 미국인을 염탐하기 위한 도구라는 편집적인 생각이 있었는지 FBI가 확인하려 한다는 것이다. 존 쿠퍼 내슈빌 시장은 CBS와 인터뷰에서 "이곳에서는 우리 모두 폭발 장소가 AT&T 시설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폭발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cap@mkinternet.com / 최유빈 매경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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