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자신을 독살하려 했다고 주장한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해 크렘린궁이 '피해망상 환자"라고 비난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지시간 22일 "나발니는 피해망상 증세를 보인다"며 "명백하게 과대망상 증세도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나발니는 권위와 권력을 둘러싼 정신적 콤플렉스로부터 고통받는 환자"라고 덧붙였습니다.
나발니는 전날 CNN을 통해 FSB 소속 독극물팀이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발니는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리라고 신분을 속이고 콘스탄틴 쿠드랴프체프라는 FSB 독극물팀 요원과 통화했으며, 그에게서 신경작용제를 사용해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CNN이 보도했습니다.
이에 FSB는 "나발니가 인터넷에 발표한 이른바 '조사'는 FSB와 그 직원들의 명예를 깎아내리는 것을 목표로 계획된 도발"이라며 "이는 외국 정보기관의 조직적·기술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반박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 역시 이날 "FSB는 우리를 테러로부터 보호한다"며 "나발니의 시도는 FSB에 대한 믿음을 해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발니는 지난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이후 그는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 최근 퇴원해 재활 치료 중입니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유럽연합(EU)이 나발니에 대한 암살 시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에 입국 금지와 자산동결 조처를 내린 것과 관련해 같은 방식으로 맞불을 놨습니다.
지난달 알렉세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런 보복 제재를 예고했습니다.
EU는 앞서 지난달 15일 나발니 중독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러시아인 6명과 단체 1곳에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EU가 러시아인들에게 나발니 사건에 관여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핑계로 부적절한 제재를 가한 것과 관련해 "절대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부는 EU 내에서 반러시아 활동을 자국 입국이 금지된 EU의 대표자 명단을 확대하겠다면서, 명단에 올라간 인물들은 반러시아 활동에 나선 데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대사를 초치해 이런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