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제통상부가 오늘(9일) 항공사 보조금 문제를 둘러싼 무역분쟁과 관련해 미국 상품에 부과한 보복 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제통상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을 합리적인 협상 테이블로 이끌고 영국이 진지한 태도로 접근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리즈 트러스 국제통상부 장관은 성명에서 "궁극적으로 우리는 미국과의 무역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이 모든 것(분쟁)에 선을 긋기 위해 갈등을 완화하고 협상을 통해 합의에 이르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의 이런 결정은 유럽연합(EU)의 무역 정책에서 영국의 이탈이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미국에 대한 높아진 의존도를 고려해 양국 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됩니다.
영국은 앞으로 EU의 무역협정 규정을 벗어나게 되는 만큼, 미국 등과의 양자 무역협정 체결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EU는 지난달 보잉 항공기 등 미국 상품에 40억 달러(4조3천360억 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영국도 브렉시트 전환기간이 끝날 때까지 이런 결정을 따라야 합니다. EU의 관세 부과는 미국이 지난해 대규모로 영국을 포함한 EU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보복 조치입니다.
미국은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이 EU 제품에 연간 75억 달러(8조1천300억 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해도 된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결정에 따라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에어버스와 보잉에 대한 불법 보조금 지급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EU의 무역 갈등은 16년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영국의 이번 보복관세 유예 조치는 브렉시트 전환기간이 끝나면 즉시 발효됩니다.
영국의 브렉시트는 지난 1월 31일 단행됐지만 영국과 EU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외교·안보, 이민 문제 등 미래관계에 대해 협상을 위해 올해 말까지 전환기간이 적용됩니다. 전환기간에 영국
국제통상부는 항공기 보조금 문제를 둘러싼 보복 관세의 유예 조치와 달리,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수입품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관세를 전환기간 종료 이후에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러스 장관은 미국의 관세 조치가 스카치위스키와 같은 영국 수출품에 타격을 줬다고 재차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