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4년 넘게 목에 타이어를 끼고 사는 악어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 대중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오늘(8일)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중부 술라웨시 팔루강변에서 목에 타이어가 낀 거대 악어가 한동안 종적을 감췄다가 이달 1일 다시 나타났습니다.
주민들이 SNS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검은색 타이어가 목에 낀 악어가 강변에 누워있다가 남녀 한 쌍이 다가가자 물속으로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4m 길이의 이 바다악어는 2016년 9월부터 팔루만과 팔루강의 연결지점에서 오토바이 폐타이어를 목에 낀 채 돌아다니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이 악어는 주기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지역 명물'로 떠올랐고, 국내외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강에 버려진 폐타이어가 우연히 악어 목에 끼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되지만, 누군가 악어를 산 채로 잡으려고 시도하다 실패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중부술라웨시 천연자원보호국(BKSDA)은 올해 1월 악어 목에 걸린 타이어 제거 성공 시 포상금을 내걸었지만, 지원자가 아무도 나타나지 않자 철회했습니다.
2월에는 호주의 내셔널 지오그래피 '몬스터 크록 랭글러' TV쇼 진행자이자 악어 전문가인 매트 라이트가 악어 목의 타이어를 제거해보겠다고 나섰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당시 라이트는 "이 악어는 매우 똑똑하다. 사람을 알기에, 내가 다가가려 하면 물속으로 들어가 버린다"며 "팔루강에 먹이가 풍부하다 보니 먹잇감으로 유인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먹이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덫을 놓는 방법도 통하지 않았고, 마취총을 사용할 경우 악어가 완전히 마취되기 전 물에 들어가 익사할 수 있어 부적절하다고 판단됐
주민들은 이후 꽤 오랫동안 타이어가 낀 악어를 보지 못했다며 악어가 지난달 말부터 다시 강가에 모습을 드러내자 반겼습니다.
중부술라웨시 천연자원보호국 담당자는 "악어의 타이어를 제거하는 작업에 배정된 예산이 코로나 사태 대응에 투입됐다"며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악어를 구조하도록 재시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