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명 중 4명 "백신 나와도 맞지 않을 것"…5월보다 백신 불신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 맞겠냐는 설문조사에 미국인 10명 중 4명은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18~29일 미국 성인 1만2648명(응답률 93%)을 대상으로 패널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금 코로나19 예방 백신이 있다면 맞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9%는 "맞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6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이 중 "확실히 안 맞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18%였고 "아마 안 맞을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21%였다.
또 백신을 안 맞겠다는 응답자에게 '다른 사람이 백신을 맞기 시작하고 정보가 더 생기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다시 물었을 땐 46%는 "아마도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53%는 "그래도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 꽤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체 응답자의 약 18%는 백신접종이 시작돼도 맞지 않을 '골수 백신 불신론자'라는 것이 드러났다.
반면,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 60% 중 "확실히 맞겠다"는 응답은 29%, "아마 맞을 것"이라는 응답은 31%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5월 조사 결과에 비해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응답은 12%포인트 증가했고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은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9월 조사와 비교하면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는 9%포인트 증가했고 맞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10%포인트 감소했다.
미국 코로나19 최고권위자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국민 70% 또는 75%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의 혜택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길이 열릴 것"이라고 지난 3일 말했다.
이번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별로는 남성(67%)이 여성(54%)보다 백신을 맞겠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고 소득과 학력이 높을수록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높았다.
또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이 백신을 맞겠다고 답한 비율이 75%로 가장 높았고 '30세 이상 49세 미만'이 53%로 최저였다.
퓨리서치센터 측은 "고령층은 지병과 약한 면역체계 때문에 코로나19에 특히 위험하다고 여겨져 백신을 맞겠다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종별로도 살펴보면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아시아계 83%, 히스패닉 63%, 백인 61%, 흑인 42%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 결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과거 미정부가 흑인을 대상으로 비윤리적 의학실험을 한 역사 때문에 흑인들이 정부가 배포하는 백신을 믿지 못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FDA 자문기구는 10일과 17일에 미 제약회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평가하는 회의를 각각 열 계획이다.
만약 회의에서 긴급승인 권고안이 채택되면 FDA가 긴급승인을 결정해 구체적인 백신 접종 계획이 실행된다.
[한하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