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월가에서 올해 폭발적 인기를 끈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방식의 상장 열풍을 내년에는 유럽이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유럽이 미국 자본시장을 재편한 스팩 상장 붐을 지켜본 뒤 이를 따라잡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이미 10여건의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팩은 증권사가 공모를 거쳐 상장해 둔 '페이퍼 컴퍼니'다. 이 페이퍼컴퍼니에 비상장사를 태워 우회상장할 목적으로 설립한다. 통상 까다로운 절차와 적지 않은 부대 비용의 전통적 기업공개(IPO)보다 수월하게 증시에 입성할 수 있다.
올해 미국에선 스팩이 전례 없는 각광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스팩 190곳이 줄줄이 미 증시에 상장해 630억달러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스팩 기업(59곳)의 세 배, 공모총액(136억달러)의 네 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이런 자본시장의 유행을 유럽이 따라잡으려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이다.
유럽에선 올 들어 단 한 번의 스팩 상장도 성사되지 않았지만 현재 은행 세 곳에서 10건의 스팩 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액은 3억달러에 불과하지만 은행 관계자는 "딜이 성사되면
투자은행 RBC캐피털의 다렐 우덴 유럽 주식자본시장 대표는 "미국에서 스팩이 빠르게 진화했고 성공을 거뒀다"며 "일부 유럽국에서 스팩 관련 규제 환경이 더 나아지란 기대가 스팩 상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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