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문제로 촉발된 중국과 호주 간의 갈등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트윗을 둘러싼 논란으로까지 번지면서 한층 격화하고 있습니다.
오늘(1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호주 군인이 현지 어린이를 살해하는 풍자만화를 게시했습니다.
자오 대변인은 트위터에 "호주 군인들이 아프가니스탄 민간인과 포로를 살해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는 이런 행위를 강력히 비난하며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소감까지 덧붙였습니다.
'중국 정부의 입' 역할을 하는 외교부 대변인이 호주를 적나라하게 비판하는 트윗을 올리자 호주 당국은 즉각 해당 글을 삭제할 것과 중국 측이 사과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중국 정부에 사과를 요구하면서 "해당 만화는 가짜이고, 중국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 수장인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사과를 거부하면서 "호주 군인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매우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이는 호주 매체가 직접 보도한 내용"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이어 "호주 군인은 14살짜리 아프가니스탄 어린이 둘을 살해한 뒤 강에 던지고, 신병에게 사격 연습을 하도록 했다"면서 "호주는 이 범죄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강한 비난을 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만화의 원작자는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모리슨 총리의 강한 반응에 놀랐다"면서 "이달 초 이 사건에 대한 외신 보도를 본 뒤 비인도적인 사건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기 위해 사실에 근거해 이 만화를 그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매체들도 이번 논란에 대해 호주가 해당 사건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글로벌 타임스는 "모리슨 총리의 사과 요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범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 호주군이 발표한 아프가니스탄 내 호주 군인의 전쟁 범죄 기록에
신문은 이어 "모리슨 총리는 민간인 학살을 규탄한 자오 대변인을 공격해 외교 매너를 상실했다"면서 "호주는 이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데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