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급 경제지원 프로그램을 연장 없이 종료할 것이며 연준이 쓰지 않은 종잣돈을 돌려받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 막바지에 조 바이든 차기 정부의 경제 회복 드라이브에 훼방을 놓고 있다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긴급대출 프로그램 중 4개는 90일 추가 연장을 요청하는 동시에, 5개는 예정대로 올해 말 종료하고 미사용 자금을 반환하라고 밝혔다. 재무부가 지난 3월 연준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배정한 4540억달러 중 지출되지 않은 2590억달러를 돌려받아 의회에 다시 넘기겠다는 것이다. 므누신 장관은 "연준 프로그램은 목적을 분명히 달성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이 연장 불가 방침을 밝힌 프로그램은 코로나 공포가 시장을 직격한 지난 3월 연준이 발표한 대책들이다.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는 '프라이머리마켓 기업신용기구(PMCCF)', 회사채 매입 지원하는 '세컨더리마켓 기업신용기구(SMCCF)' 등이 포함됐다. 발표 당시 시장으로부터 "파격적 대책"이란 평가를 받은 것들이다.
연준은 이례적으로 재무부에 대한 이견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연준은 성명을 내고 "코로나 펜데믹 기간 설치된 모든 긴급 대출기구들이 취약한 미국 경제에 주요 역할을 계속 해나가길 바란다 희망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전날에도 "적당한 때가 되면 우리가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치권 입장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민주당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연준의 의도에 반해 취약한 경제에 절실한 매우 중요한 지원들을 없애고 있다"며 "바이든 당선인에게 정치적 고통을 가하기 위해 재를 뿌리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공화당 팻 투미 상원의원은 "프로그램들은 의도한 목적을 성공적으로 이뤘다"며 "므누신 장관에
바이든 행정부의 재무장관이 취임하면 이 프로그램을 재승인할 수 있지만 그 시점은 일러도 1월 말이 될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러나 연준이 미사용 자금을 반환할 경우 재승인되더라도 연준의 프로그램 활용도가 대폭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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