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하게 재확산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확인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급증한 지방자치단체가 일본 중앙 정부가 추진하는 경기 부양책을 사실상 수정하라고 요구하는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내년에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오늘(16일) NHK의 보도에 의하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코로나19 집단감염(클러스터) 등 복수의 확진자가 발견된 사례가 이달 9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일본 열도 전역에서 130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클러스터 등은 직전 일주일 동안 확인된 것보다 약 26%(27건)나 증가했습니다.
이는 각 지자체가 클러스터로 인정한 사례와 2명 이상이 감염된 사례를 매주 취합한 결과입니다.
집단 감염 등이 발생한 장소는 음식점이 28건으로 가장 많았고, 고령자 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이 27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기업·관공서 등 22건, 의료 기관 17건, 학교·교육시설 16건이었습니다.
앞서 일본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기간의 경험에 비춰보면 클러스터가 발생하면 이후에 확진자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검사와 격리를 신속하게 하지 않을 경우 이후 확진자가 매우 빠르게 증가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의 클러스터 대책반으로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晃)시에 파견돼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야마기시 다쿠야(山岸拓也) 국립감염증 연구소 실장은 이날 보도된 NHK와의 인터뷰에서 "보건소의 대응 능력을 훨씬 넘은 수의 클러스터가 발생했다"며 코로나19 역학조사와 대응이 감염 확산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어제(15일)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 일본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약 1천451명으로 직전 일주일의 하루 평균(약 921명)보다 529명 정도(약 37%) 늘었습니다.
요일별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추이를 보면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긴급사태가 선언된 4월(1차 확산)과 7∼8월 재확산에 이은 3차 확산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과 방역을 병행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를 중심으로 일본 정부가 감염 상황을 고려해 부양책 시행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즈키 나오미치(鈴木直道) 홋카이도 지사는 회식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하며 외식을 장려하는 이른바 '고투 이트'(Go To Eat) 정책의 지원 대상을 축소할 것을 요구할 방침입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 명이 모인 회식을 삼가야 한다. 장시간 음식을 먹는 것은 위험이 커진다"며 고투 이트의 적용 대상을 4인 이하 2시간 이내의 식사로 제한하도록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大阪府)지사도 전날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경제재생 담당상을 만나 오사카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을 이유로 오사카의 고투 이트 적용 대상을 4인 이하의 식사로 제한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스가 총리의 관심은 코로나19의 심각성보다 올림픽 개최에 쏠렸습니다.
그는 전날 일본에 온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총리관저에서 회담하고 내년 여름에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안전하게 개최한다는 결의를 공유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인류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낸 증거로, 또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 부흥한 모습을 세계에 알리는 대회로서 개최를 실현할 결의"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관객 참가를 전제한 여러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고 바흐 위원장은 회담을 마친 후 "경기장에 관객을 입장시키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하는 등 양측은 관람객을 입장시킨 상태에서 올림픽을 개
바흐 위원장은 이날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사와도 회담하고 올림픽 개최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도쿄도청 앞에서는 올림픽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영어로 '올림픽이 가난한 이들을 죽인다'는 주장을 담은 글 등이 적인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