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재확산 탓에 미국에서 2차 재봉쇄 움직임이 나온 가운데 '전세계 자동차업계 시가총액 1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같다고 밝히자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가능성을 재는 분위기다. 일론 머스크(49) CEO 겸 공동 창업자가 실리콘밸리의 악동으로서 테슬라 투자 열기를 끌어온 측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그간 미국 대기업 CEO 감염 사례에 비춰보면 주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테슬라는 서학개미(뉴욕증시에서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매수 1위 종목이다.
14일(현지시간) 머스크 CEO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팔로워가 4000만명에 이르는 머스크 CEO는 "난 약한 코로나19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면서 "가벼운 감기 같은 증상인데 몸이 아프고 머리가 멍하며 기복이 있다"고 적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도 일종의 감기라서 놀랍진 않다"면서 "감기약을 먹으면 기분이 끝내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앞서 12일 머스크 CEO는 "오늘 코로나19 검사를 같은 진단키트로 같은 의료진에게 네 번 받았는데 양성·음성 판정을 똑같이 각각 두 번씩 받았다"면서 "정말 믿을 수 없는 가짜(bogus)같다"고 언급해 신속 진단 테스트 신뢰성을 문제 삼아 의료계를 자극하기도 했다. 브라운 대학의 아쉬시 자 공공보건학과 학장은 머스크 CEO를 향해 "그 사람은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무책임하게 누구보다 널리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지 언론들은 머스크CEO가 추가로 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15일께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그간 머스크 CEO는 코로나19사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슷한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3월에는 트위터로 "바이러스 자체보다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더 민폐"라고 한 바 있고 캘리포니아 주 소재 프리몬트 공장 가동을 두고 셧다운(폐쇄)를 명령한 당국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머스크 CEO가 코로나19 진단 테스트를 받은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0.79%떨어졌다. 최근 일주일 동안을 보면 4.99%하락한 상태다. '기술주 위주'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3일 하루 새 1.02%올랐고, 최근 일주일로 볼 때 0.55%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테슬라 주가 하락이 두드러질 수 있다.
다만 그간 미국 주요 기업 사례를 보면 주가는 CEO감염 소식 탓에 급락 사태를 겪기보다는 오히려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담배 회사 필립 모리스 담배를 거느린 '배당 우량주' 알트리아는 하워드 윌러드 전 CEO가 지난 3월 20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발표하고 4월 퇴임했지만 주가가 올랐다. CEO 양성 판정 발표 이후 지난 13일까지 알트리아 주가는 17.65%올랐다.
'미국 대표 금융주' 모건스탠리도 제임스 고먼 CEO가 지난 3월 말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다만 모건스탠리 주가는 3월 말 이후 이달 13일까지 주가가 66.50%급등한 상태다. '미국 대표 컴퓨터 제조업체' 휴렛 팩커드도 지난 6월 18일 안토니오 네리 CEO가 양성 판정 사실을 발표했지만 이후부터 이달 13일까지 주가는 오히려 15.90%올랐다.
다만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자동차 공장을 비롯한 산업 현장에 재봉쇄 리스크가 드리웠다. 지난 주말을 계기로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등 미국 서부 3개 주는 여행 경보를 동시 발령했다. 뉴멕시코주와 오리건주는 각각 오는 16일과 18일부터 2주간의 자택 대피령을 시행하면서 재택근무 촉구에 나선 상태다. 이미 지난 13일부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 강화(가정 내에서도 10인 이상 모임 금지 등)를 시행한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다른 북동부 5개 주지사와 방역 대응을 위한 긴급 회동을 갖기로 해 추가 제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11일 마이클 오스터홈 미네소타대 감염병연구·정책센터장은 야후 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걷잡을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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