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당국이 공항에 버려진 신생아의 산모를 찾겠다며 여성 승객들의 신체를 강제로 검사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26일) AP·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 카타르 하마드 공항의 한 화장실에서 조산아가 발견되자 당국은 "친모가 누구인지 찾겠다"며 공항에 있는 일부 여성 승객들에게 자궁 경부 검사를 받도록 했습니다.
심지어 이미 항공기에 타고 있던 승객들까지 앰뷸런스로 옮겨서 검사를 받게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사실은 당시 사건을 겪은 호주 승객들이 언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카타르발 시드니행 비행기를 탔던 한 호주인은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여성 승객은 하의를 벗고 출산한 흔적이 있는지 강제로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며 "검사를 받고 온 사람 모두 화가 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승객은 "처음엔 코로나19 관련 검사를 하는 줄 알았는데 젊은 여성이 앰뷸런스에서 검사를 받고 나오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고 증언했습니다.
당시 이들 여성이 탄 카타르 항공 QR908편은 이륙이 4시간가량 지연됐고, 다른 항공편을 이용한 여성들도 강제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안 호주 외교통상부(DFAT)는 공식 외교 채널로 카타르 정부에 항의하며 진상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부 장관은 승객의 동의 없이 진행된 여성 신체검사에 대해 "매우 모욕적이고
이에 대해 하마드 공항은 아이를 갓 낳은 여성의 건강을 우려해 취한 조치라고 해명하면서 "조산아가 발견된 장소에 접근 가능한 승객들에게 협조를 요청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이는 비교적 건강하며 의료진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공항 측은 덧붙였습니다. 조산아의 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