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신규 확진자 8만 명 넘었는데도 백악관 코로나19 TF '나 몰라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인사들과 수개월째 만남을 갖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지 시간 23일 하루 미국 내 신규 환자가 사상 최대치인 8만 명을 넘기는 등 코로나19의 가을철 재확산이 가속화되는 상황에도 말입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MS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현재 백악관 코로나19 TF 팀원들이 주 1회씩 만나 회의를 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TF 회의에 참석한 건 수개월 전이 마지막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TF 회의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교류하고, 팀원들이 느끼는 바와 논의 내용을 부통령이 대통령께 전달한다"면서도 "대통령이 직접 대화에 참여한 적은 한동안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스콧 애틀러스 의학 고문의 조언을 더 귀담아듣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현재 대통령이 확실히 나보다 스콧 애틀러스의 말을 더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파우치 소장이 마스크 착용과 대규모 모임 자제 등 엄격한 방역 조치를 강조해온 것과 달리 애틀러스 고문은 마스크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경제 재개를 촉구해온 인물입니다.

최근에는 '마스크는 효과가 없다'는 트윗을 올렸다가 트위터로부터 삭제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그는 노인 등 취약층 보호에 집중하자며 '집단 면역' 전략을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말 출범한 백악관 코로나19 TF는 감염병 확산 초기인 3∼4월에 매일 트럼프 대통령이 참여하는 언론 브리핑을 여는 등 정부의 방역 대응을 주도해왔습니다. 펜스 부통령이 총괄책을 맡고 있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당시 브리핑에 거의 빠짐없이 출연하며 미국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 선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경제 재개 논의를 시작한 5월부터 TF 브리핑 횟수가 점차 줄다가 이내 중단됐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정상화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한 파우치 소장을 비난하며 각을 세워왔습니다. 최근에는 참모들과 전화 회의에서 파우치 소장을 "재앙"이라고 부르며 독설을 퍼부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