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마이크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담'을 막을 수는 없었다.
22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미국 대선 2차 TV토론은 초반부에는 끼어들기와 비하 발언으로 엉망이 됐던 지난달 말 1차 토론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출발했다. 그러나 토론 시작 후 30여 분이 지난 뒤부터 본격적인 네거티브 공방이 펼쳐지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전체적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네거티브 공세로 주도권을 쥔 반면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준비된 반격'을 했으나 다소 수세적인 흐름으로 끌려간 모양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도 결정적 실수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가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에 대한 질문 타이밍을 이용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가 해외 이권사업으로 350만달러를 벌었다며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2분을 온전히 헌터 문제에 썼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나는 외국에서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아들 문제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문제와 중국에서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며 역공을 시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나는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미리 냈다"며 "회계감사가 끝나면 공개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비즈니스맨이었기 때문에 해외에 계좌가 있는 것"이라며 "중국 계좌는 2015년 대선 출마 전에 닫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중국 계좌가 최근까지도 존재했다.
그러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4년 전에도 같은 말을 했다. 장난 그만 하고 (세금 내역을)보여달라"며 "중국에서 돈을 번 것은 바로 이 사람(this guy)"라고 맞받았다. 논란이 이어지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나와 트럼프의 가족이 문제가 아니라 무너진 중산층 가족이 문제"라고 논점을 돌렸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형적인 정치인 답변"이라고 조롱했다.
코로나19 대응 문제에서도 첨예한 토론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점은 꺾였고 곧 백신이 나온다"며 치명률 하락을 성과로 내세웠다. 그는 "내가 미리 중국을 차단하지 않았으면 70만명이 죽었을 것"이라며 "이것은 내가 아니라 중국의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22만명 사망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며 "마스크만 썼다면 10만명의 목숨을 살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문제도 처음으로 토론 질문으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버락 오마바를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 그는 우리가 북한과 전쟁을 할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그러나 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다른 관계를 맺었고 전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는 북한에 정당성을 줬을 뿐"이라며 "그는 깡패(thug)를 친구(buddy)라고 말한다. 북한은 우리 영토에 닿을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키웠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선거 전문매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지지율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50.7%로 트럼프 대통령(42.8%)을 7.9%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지난 11일 기준으로 10.3%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격차는 다소 줄어든 상태다. 주요 경합주 격차는 전국 지지율보다 작고 초경합주는 오차범위 이내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날 TV토론 이후 지지율 변화가 올해 대선에 매우 중요한 이유다. 과거 로널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