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 개발업체 '스페이스X' 시장 가치가 1000억 달러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우리 돈으로 약 113조5800억원 규모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호손에 본사를 둔 스페이스X는 비상장 기업이지만 '미국판 청년개미' 로빈후드 사용자들과 서학개미(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꾸준히 관심을 보이는 회사다.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아담 존스 전략가는 투자자 서한에서 "스페이스X의 기본 시장가치는 1000억 달러이며 긍정적인 시나리오에서 2030억 달러까지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우리의 가치 평가는 스타링크 사업과 연방 정부 계약 등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시장가치는 54억 달러로 추정된다. 앞서 7월 모건스탠리는 스페이스X 가치를 기본적으로는 520억 달러, 긍정적 시나리오는 1750억 달러, 최악의 경우로는 2000만 달러로 추산한 바 있다. 기본 전망을 기준으로 2배 높은 평가가 이뤄진 셈이다.
존스 전략가는 "우리가 세 달 전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와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면서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의뢰로 민간 유인우주선 첫 시험 비행에 성공한 후 성공적 귀환을 마쳤고 국방부와 대규모 계약을 따냈으며, 스타링크 위성을 론칭했고 스타십 로켓 시험 비행을 두 차례 진행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현재 스페이스X는 2주 반마다 한 번꼴로 로켓을 발사한다. 모건스탠리는 오는 2040년에는 스페이스X가 스타십 등을 매일 1번씩 발사할 것이라고 보면서 앞으로 20년 동안 이를 통해 회사가 1회 발사 시마다 6700만 달러를 벌어 운영 이익의 20%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스타십은 로켓과 우주선을 하나로 합친 차세대 로켓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 겸 CEO는 스타십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 구축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스타십을 한 번 발사할 때 약 400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실을 수 있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의 인공위성 인터넷 사업부문이다. '별자리(constellation)'로 불리는 인공위성 연결망을 이용해 초고속 인터넷 연결망을 만든다는 것이 사업 목표다. 스타링크가 만들어지면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지구와 더 가까운 거리에 있는 1만1943개 위성을 통해 지구에 초고속 인터넷 빔을 쏘아 보낼 수 있고 전세계를 초고속 인터넷 망으로 연결할 수 있다.
지난 달 머스크 CEO는 개미들을 최우선 고려해 몇 년 안에 '스타링크 사업'을 스페이스X로부터 분사해 상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월 28일 트위터를 통해 "스타링크를 기업공모(IPO)할 것"이라고 밝혔다. IPO는 증시 상장 첫 단계다. 상장 시기와 관련해서는 "몇 년 후에 가능할 것 같다"면서 "매출이 완만하게 성장하고 예측 가능해지는 때가 되어야 가능할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주식)시장은 회사 현금 흐름이 불규칙한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머스크 CEO는 트위터에서 "나는 소액 투자자들 팬"이라면서 "스타링크 IPO를 할 때는 소액 투자자들을 최우선으로 할 테니 나를 믿으라"고 말해 '미국판 청년개미' 로빈후드 사용자들과 서학개미(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샀다.
스페이스X 경영진은 이전에도 스타링크 분사와 상장 계획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지난 2월 기네스 쇼트웰 스페이스X 사장은 투자자들과 전화 회의에서 "스타링크는 우리가 상장할 수 있는 매우 적절한 사업"이라면서 분사 가능성을 내비쳤었다.
다만 이후 머스크 CEO가 제동을 걸었었다. 그는 "지금 스타링크는 망하지 않는 것이 목표"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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