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계가 방위비 협상 등 정치적 문제로 흔들리고 있지만 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미국인 21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9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60점(100점 만점)을 기록했다. 60점은 1978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다. 첫 조사에서는 47점이었으나 꾸준히 상승해 60점대에 처음 진입한 것이다. 2010년에는 52점, 2018년엔 56점 수준이었다. CCGA 측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과 K팝 인기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또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65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32점으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의 부상을 중대 위협으로 느낀다는 응답자는 55%로 지난해 42%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북한에 대한 호감도는 19점으로 종전보다 더 낮아졌다. 최근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자제하면서 북한의 핵무기를 중대 위협이라고 인식하는 비중은 51%로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인 2017년에는 75%를 기록한 바 있다.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군이 방어에 동참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58%가 긍정 답변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미국이 한국과 공정 무역을 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68%로 2017년 53%보다 크게 늘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이후 여론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지원했다.
한편 한국인들이 미국에 느끼는 호감도는 최근 급락했으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러서치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해 77%였으나 올해 59%로 낮아졌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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