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치는 바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냈습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16일(현지시간) 2020회계연도(2019년 10월 1일~2020년 9월 30일)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가 3조1천320억 달러(3천589조 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의 올해 본예산 512조 원과 비교해 7배가 넘는 천문학적 규모의 적자입니다.
종전 최대 적자는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을 쏟아부은 2009회계연도의 1조4천160억 달러였습니다. 재정적자 규모가 당시의 2배 이상으로 커진 것입니다.
또 전년인 2019회계연도 적자액 9천840억 달러의 세 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2월 정부 추산치보다 2조 달러가량 더 많은 것이기도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16.1%로 194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당시는 2차 세계대전 종식을 위해 대규모 군사작전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던 전시 상황이었습니다.
최대 적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정부의 수입이 줄고 지출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입니다.
2020회계연도 연방정부 세입은 3조4천200억 달러로 전년보다 1.2% 감소했습니다.
반면 세출은 코로나19 경기부양 시행에 따라 작년보다 무려 47.3% 증가한 6조5천500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로이터는 "지출 증가는 보건의료와 실업급여 증가, 중소기업 구제 프로그램 비용 등에 거의 전적으로 기인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의회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실업이 급증하자 지난 3~4월 4차례에 걸쳐 2조8천억 달러에 육박하는 경기부양 예산을 통과시켰습니다.
반기별로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지출과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 6.4%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코로나19 지출이 본격화하면서 이후 9월까지 6개월간은 수입이 7.1% 급감한 반면 지출은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4~9월 재정적자는 작년 동기의 7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지출이 크게 증가한 지난 6월의 재정 적자는 무려 8천640억 달러로 월간 단위로 사상 최대치였습니다. 이는 2018회계연도 전체 적자보다 많은 것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연방 부채는 전년 16조8천억 달러에서 2020회계연도
연방예산위원회 추산에 따르면 GDP 대비 연방 부채 비율은 102%로,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부채가 GDP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현재 의회에서 2조 달러 안팎의 추가 경기부양안을 놓고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사태가 2021회계연도에도 재정 부담을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