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50)의 사생활 자료가 대거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외국 정보기관의 연루 여부 수사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각)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FBI는 헌터의 자료가 담긴 노트북 컴퓨터와 하드디스크 복사본을 압수해 분석을 진행 중이다.
이 노트북에는 한때 헌터를 임원으로 채용한 우크라이나 에너지업체 부리스마의 대표가 바이든 후보를 만났다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 적힌 이메일이 담겼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은 바이든 후보가 부리스마의 청탁을 받고 우크라이나 당국의 비리 수사를 무마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증거가 될 수 있는 헌터의 이메일이 진짜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스모킹 건(명백한 증거)'이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미국 매체인 뉴욕포스트는 노트북과 하드디스크에 헌터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약(코카인)을 흡입하면서 신원미상 여성과 성행위를 하는 12분짜리 동영상과 성행위 사진들도 담겼다고 전했다.
현재 FBI는 이메일 내용의 사실관계보다 그 출처가 어디인지를 집중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같은 미국의 적성국이 바이든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고의로 유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한 뉴욕포스트는 노트북의 출처가 미국 오하이오주 델라웨어의 한 컴퓨터 수리점이라고 소개했다.
노트북을 찾아가지 않아 주인이 열어봤더니 내용이 심상찮아 FBI와 루돌프 줄리아니의 지인에게 연락했다는 것이다.
줄리아니는 뉴욕시장을 지냈던 이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수리점 주인은 바이든 후보의 숨진 장남인 보 바이든 재단의 스티커가 있어 노트북 주인을 헌터인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노트북 하드디스크는 FBI에 전달되기 전 복사돼 줄리아니 측에도 전해졌다.
한편 미국 내 시사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헌터가 범죄정황이 담긴 노트북을 수리점에 맡긴 것 자체가 의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줄리아니가 미국 정부로부터 러시아 정보요원으로 판명된 인사의 도움을 받아 바이든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구하려고 한 전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NBC방송에 따르면 누군가 헌터의 계정에서 자료를 해킹한 뒤 자연스럽게 유출된 것처럼 꾸미려고 노트북에 저장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실제로 부리스마가 러시아 해커들에게 전산망이 뚫려 정보를 탈취당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수리점 점주는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노트북에 파일을 보고 난 뒤 수사당국에 연락했다고 말했다가 FBI가 자신을 찾아왔다고 말하기도 하는 등 횡설수설했다.
미국의 대표
공화당은 미국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양대 SNS의 이 같은 조치가 정치적 검열이라고 주장하며 강력 반발에 나섰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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