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 카운터파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회동을 시작으로 미 행정부 인사들과 연쇄 접촉에 돌입했습니다.
오브라이언 안보보좌관은 현지시간으로 오늘(14일) 국가안보회의(NSC) 트위터를 통해 서 실장과 백악관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후 "오늘 친구이자 동료인 서 실장을 만나 반가웠다"고 면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는 "우리의 철통같은 동맹은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하고 모든 지역과 세계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계속 커지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도 한국시간으로 오늘(1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서 실장과 오브라이언 안보보좌관이 한반도 정세 및 한미 양자 관계 현안 등 상호 관심사를 협의했고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어제(13일) 미국을 방문한 서 실장은 모레(16일)까지 머무르며 미국 측 고위관계자와 주요 싱크탱크 인사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내일(15일) 오후 3시 국무부에서 서 실장과 회동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습니다.
서 실장의 미국 방문은 지난 7월 국가정보원장에서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처음입니다.
서 실장과 오브라이언 안보보좌관 사이에는 그간 두 차례 유선 협의와 수차례 서신 교환이 있었습니다.
방문 목적이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한미 양자 현안을 비롯해 북미, 남북 관계 등 한반도를 둘러싼 다양한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특히 한국이 교착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과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종전선언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해 왔다는 점에서 관련 논의에 나섰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 이어 지난 8일 코리아소사이어티 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을 제안한 상태입니다.
서 실장은 또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한 것과 관련한 상황 인식을 공유하고 대북 대응책을 조율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착 상태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도 방미 중 주요 의제에 오를 것으로 관측됩니다.
서 실장은 특히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을 3년가량 맡으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현안을 기획, 조율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는 점에서 이번 방미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립니다.
강 대변인은 서 실장의 이번 방미를 두고 "비핵화를 비롯한 북한 관련 문제 협의 및 동맹 간 주요 현안 조율 등 양국 NSC(국가안보회의)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굳건한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조야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다음 달 3일 대선을 앞둔 시점이지만 최근 들어 외교·안보 관련 정부 주요 인사들의 방미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달 9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지난달 16~20일 방미길에 나서 백악관을 비롯한 미 정부 관계자들과 연쇄 접촉했습니다.
또 오늘(14일)은 서욱 국방장관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미국에서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개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