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대형은행들이 올해 3분기(7~9월) 실적발표를 줄줄이 이어가면서 '가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베팅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7월 버핏 회장이 약 1조 원어치를 추가 매수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실적이 시장 예상치 밑으로 주저 앉은 반면, 올해 상반기 회장이 대량 매도한 골드만삭스 실적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자산 기준 미국 2위 은행으로 꼽히는 BofA는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전 올해 3분기(7~9월) 시장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BofA 주가는 하루 새 5.33% 떨어진 1주당 23.62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BofA의 3분기 전체 순이익은 44억 4000만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5.8% 줄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제로(0) 기준 금리'기조를 유지하면서 BofA의 순이자 수익이 1년 전 대비 17% 줄어드는 등 회사 핵심 사업 부문 4개 중 3개 수익이 악화된 결과다. 총 수익은 203억 달러(약 23조 2617억원)로 11% 감소했다. 이날 현지 경제매체 배런스는 BofA의 주당 이익이 51센트로 증시 데이터 분석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49센트)보다는 높았지만 총 수익이 전문가 예상치(208억 달러)를 밑돈 것이 주가 급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은행주 BofA는 버핏 회장의 대량 추가 매수 소식으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바 있다. 버핏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탓에 은행 등 금융권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고 올해 상반기 골드만삭스 등 미국 대표 은행주 지분을 대량 매도했다가 7월 들어서는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을 기대하면서 BofA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한번 산 주식은 장기 보유하는 것으로 유명한 데다 '은행은 웬만해서는 큰 실수를 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는 이유로 은행주를 선호해온 버핏 회장이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컸다. 상반기 버핏 회장의 버크셔가 처분한 은행주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 US뱅코프, BNY멜론 등이다. 이후 버크셔는 7월 20∼22일 사흘에 걸쳐 BofA 주식 3390만 주를 8억1330만 달러(약 9780억 원)에 매입해 BoA 지분 11.3%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등극한 바 있다.
정작 골드만삭스는 전문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같은 날 회사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94% 오른 36억 달러(약 4조 1300억원)를 기록했다. CNBC는 골드만삭스가 BofA같은 경쟁사와 달리 소매 금융 비중이 적어 대출 연체 등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 여파를 덜 받은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 주요 사업인 채권 거래 부문 수익이 25억 달러, 주식 거래 부문 수익이 20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해 각각 1년 전보다 49%와 10% 늘어났다. 전체 매출도 30% 불어나 전문가 예상치를 넘어섰다.
한편 14일에는 서학 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한 미국 '기술주' 패스틀리 주가가 뉴욕증시 마감 후 거래에서 25.92%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인 패스틀리가 미국의 틱톡 제재 여파를 받은 탓에 실적 전망을 대폭 낮춘 여파다.
패스틀리는 이날 3분기 매출 최소 전망치(기존 7350만 달러)를 7000만~7100만 달러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최소 7420만 달러를 예상했었다. 이날 패스틀리는 "지정학적 환경 불확실성 탓에 최대 고객의 플랫폼 사용량이 줄어들어 상당한 매출 감소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회사는 해당 최대 고객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패스틀리의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최대 고객사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업체인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사용자 정보를 중국으로 빼돌리는 식으로 공산당 지도부를 돕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 8월 틱톡 사용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바이트댄스에 틱톡 매각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 중국의 반발로 틱톡 매각·'틱톡 글로벌' 출범 작업이 복잡하게 꼬인 상태다.
한편 14일 뉴욕증시는 3대 대표 주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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