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이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재직할 때 차남 헌터로부터 우크라이나 기업인을 소개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타블로이드 언론사인 뉴욕포스트는 14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헌터의 이메일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업인 부리스마의 이사회 자문인 바딤 포자스키는 2015년 4월 17일 헌터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을 워싱턴에 초대해 부친을 만날 기회를 준 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헌터는 2014년부터 부리스마에서 일하며 매월 5만 달러에 달하는 자문료를 받고 있었다.
또다른 이메일에서 포자스키는 헌터에게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영향력을 활용할 방법을 묻기도 했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부리스마 관계자와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헌터가 부리스마에서 일하며 거액 연봉을 받은 데 대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들과 비즈니스 문제에 대해선 전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16년 초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압력을 행사해 부리스마를 수사 중이던 검찰총장을 해임시켰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뉴욕포스트가 밝힌 이메일 입수 경로는 다소 황당하다. 먼저 헌터의 것으로 추정되는 노트북 컴퓨터가 지난해 4월 델라웨어주의 한 수리점에 맡겨졌고 12월에 컴퓨터와 하드드라이브가 연방수사국(FBI)으로 넘어갔다.
수리를 맡긴 사람의 신원이 헌터였는지는 불분명하며 비용을 내거나 맡긴 노트북을 되찾아가지 않았다고 수리점 주인은 주장했다. 다만 노트북에는 사망한 바이든 전 부통령 장남 보의 기념재단 스티커가 붙어있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수리점 주인은 FBI에 노트북을 넘기기 전에 복사본을 만들어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선거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은 뉴욕포스트에 자신들이 하드 드라이브의 존재를 9월에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대선을 20여일 앞둔 10일 뉴욕포스트에 하드드라이브 복사본을 제공했다.
4년 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해킹 사건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선거 막판에 이른바 '헌터 게이트'를
바이든 선거캠프는 아직까지 이날 보도에 대해 공식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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