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송환법 시위' 촉발한 찬퉁카이 "대만에 자수하겠다"

작년 홍콩의 대규모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를 촉발한 홍콩인 살인 용의자가 곧 범행 장소인 대만에 가 자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여자친구 살인 용의자인 홍콩인 찬퉁카이(陳同佳·21)의 변호사들이 5일 대만 사법 당국자들을 만나 자수 방안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찬퉁카이를 돕는 피터 쿤 성공회 신부는 "대만에 있는 변호사들이 대만 사법 당국과 접촉해 관련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며 "손에 들어오는 정보가 더 있으면 공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찬퉁카이는 2018년 2월 여자친구와 대만 여행을 떠났다가 현지에서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혼자 홍콩으로 돌아온 그는 여자친구의 돈을 훔친 혐의로만 홍콩에서 기소돼 2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홍콩은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대만에서 벌어진 사건을 수사해 기소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형기 만료로 작년 10월 석방돼 자유의 몸이 됐습니다.

홍콩 정부는 작년 찬퉁카이를 범죄인 인도 조약 체결 대상이 아닌 대만에 넘겨 단죄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했습니다.

이 법안은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이 법안이 통과되면 홍콩인들이 중국 본토로 손쉽게 넘겨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작년 6월부터 홍콩에서는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가 촉발했습니다.

이후 시위는 민주화 전면 요구와 반중 성격으로 확대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