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매도'세력인 머디워터스리서치가 한국 대기업과 '서학개미'들이 줄줄이 투자했던 의료장비 업체 나녹스를 '제2의 니콜라'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주 시트론리서치에 이은 폭로다. 22일(현지시간)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날 뉴욕증시 개장 전 나녹스 주가는 17%선 급락하다가 개장 직후 20%넘게 떨어진 후 4.44%오른 30.11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폐장 후 시간 외 거래에서 4.82% 떨어지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전 머디워터스는 성명을 내고 "나녹스는 니콜라보다 더 쓰레기 같은 기업"이라면서 "나녹스는 주식 외에는 판매할 물건이 없는 회사"라고 주장했다. 머디워터스는 '중국판 스타벅스'를 꿈꾸던 루이싱커피의 회계 장부 조작 의혹을 대대적으로 들춰 올해 6월 루이싱커피가 나스닥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는 단초를 제공해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머디워터스는 나녹스는 니콜라와 여러 측면에서 유사하게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꼬집었다. 성명에서 머디워터스는 "나녹스는 디지털 엑스레이 차세대 영상촬영 기기(ARC)가 진짜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누군가의 흉부 사진을 가져가 조작한 데모 영상을 만든 후, SK텔레콤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냈다"면서 제네럴모터스(GM) 투자를 이끌어낸 니콜라같은 실체없는 업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나녹스는 노벨 평화상 후보 하다사 병원을 내세웠는데 해당 병원에서 ARC가 실제로 작동되고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면서 "ARC는 미래 영화 소품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루 전날 머디워터스는 "마치 마이크로소프트나 되는 척 하지만 니콜라처럼 실체없는 기업이 있다"면서 폭로를 예고한 바 있다. 머디워터스는 나녹스 공매도(특정 기업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방식)세력이다.
2011년 설립된 나녹스는 한국 SK텔레콤이 '2대 주주'로 참여한 이스라엘 의료장비 기업이다. 대기업 투자 소식과 더불어 주가가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른바 '서학 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들도 줄줄이 돈지갑을 열며 투자 대열에 들어섰었다. 나녹스는 지난 달 21일 나스닥증권거래소에 1주당 18달러에 상장했는데 이후 급등세를 기록하며 이달 중순에만 해도 60달러선을 오가는 등 상장 한 달도 안돼 주가가 100%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나녹스는 반도체를 이용해 X선을 만들어내는 '디지털 엑스레이' ARC 기술을 보유했으며 이 기술에 따르면 앰뷸런스나 간이 진료소, 비행기에서도 엑스레이를 찍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기존 내연차 시장을 뒤흔들었듯 나녹스는 아날로그 엑스레이 시장을 바꿀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어 모았다. 업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1개국에서 4520대를 예약 주문받았다고 공시했다. 다만 식품의약국(FDA) 판매 승인을 받지는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나녹스에 270억원을 투자했고 지분을 5.8% 보유해 란 폴리아킨 나녹스 창업자에 이은 2대 주주다. 머디워터스는 나녹스가 SK텔레콤 투자를 받은 후에 SK텔레콤 측에 옵션으로 나녹스 1200만 주(1주당 2.21달러)를 발행해줬다고 언급했다.
머디워터스의 폭로는 의혹을 주장한 단계다. 다만 현지 법무법인 하겐스베르만은 나녹스 투자자들을 모으는 등 집단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앞서 15일 시트론은 "엑스레이 관련 산업은 제네럴일렉트릭(GE)이 한 해 1000명 이상의 연구진과 10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하는 등 GE 외에 지멘스와 필립스, 후지 등 몇 안되는 글로벌 대기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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