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거래' 의혹받는 도쿄올림픽…"IOC위원 아들에 4억 송금"

2020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 과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측근이 검은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송금 내역이 미국 당국 등의 문서로 확인됐습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회(유치위)의 일을 맡은 회사가 라민 디악(87·세네갈) 당시 IOC 위원의 아들 파파맛사타 등에게 거액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이 오늘(21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업체 블랙타이딩스(BT)는 2020년 올림픽 개최지 도쿄 선정 전후로 파파맛사타 및 관련 회사에 36만7천 달러(약 4억2천656만 원)를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사실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미국 버즈피드 뉴스, 아사히신문, 교도통신, 라디오 프랑스 등이 확보한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와 프랑스 당국 자료로 확인됐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2013년 8월 27일과 같은 해 11월 6일을 포함해 2014년 1월 27일까지 BT의 계좌로부터 파파맛사타가 보유한 러시아 계좌에 약 15만 달러가 송금됐습니다.


BT는 또 파파맛사타와 관련된 회사인 PMD컨설팅의 세네갈 계좌에 2013년 11월 6일∼같은 해 12월 18일 21만7천 달러를 보냈습니다.

BT는 이에 앞서 2013년 7월 29일과 같은 해 10월 29일 유치위로부터 232만5천 달러(약 27억305만 원)를 송금받았습니다.

이와 별도로 BT는 파파맛사타가 넉 달 전 구입한 고급 시계 대금 명목으로 파리의 귀금속·시계점에 2013년 11월 8일 8만5천 유로(약 1억1천719만 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파파맛사타와 관련 회사가 송금받은 돈 및 시계 대금을 합하면 한국 돈으로 5억4천만 상당에 달합니다.

IOC가 2020년 올림픽 개최지를 도쿄로 결정한 것은 2013년 9월 7일입니다.

전체 상황을 보면 2020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 직전부터 유치위가 BT에 거액을 송금했고 이후 BT는 유력한 IOC 위원의 아들 및 관련 회사에 돈을 보낸 것입니다.

IOC 위원이던 라민 디악은 당시 개최지 선정에 관한 투표권이 있었습니다.

그는 2015년까지 16년 가까이 IOC 위원을 지냈고 아프리카 등 타국 위원에게 많은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았습니다.

개최지 결정에 관한 부정한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은 2016년에 이미 불거졌고 프랑스 당국이 수사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자체 조사팀을 꾸려 조사한 후 BT가 어떤 식으로 자금을 썼는지 유치위가 알 수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장이었던 다케다 쓰네카즈(竹田恒和) 씨는 이번에 드러난 송금 내용에 관해 "BT에 지불한 후의 일은 당시 전혀 알지 못했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응했습니다.


파파맛사타는 송금받은 돈에 대해 BT가 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대회와 관련해 지불할 돈이 있었는데 러시아에 계좌가 없어 자신에게 보낸 것이라고 앞서 설명했습니다.

또 PMD컨설팅에 입금된 돈에 관해서는 중국 협찬 기업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외국으로 가지고 갈 수 없어서 그 돈을 BT사 대표에게 건넸고 대신 BT사가 세네갈로 송금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도 지낸 라민 디악은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조직적 도핑 은폐에 관여한 의혹을 받기도 했으며 이와 관련해 이달 16일 파리의 법원으로부터 금고 4년(2년 실형·2년 집행유예) 벌금 50만 유로의 판결을 받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