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헌신해온 이탈리아의 가톨릭 사제가 노숙자에 피살돼 가톨릭계와 지역 사회가 슬픔에 빠졌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16일)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코모 지역 교구에서 봉직해온 51살 로베르토 말제시니 신부가 전날 오전 거주지 인근에서 노숙자의 흉기 공격으로 숨을 거뒀습니다.
사건은 말제시니 신부가 노숙자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봉사 활동을 준비하던 와중에 일어났습니다.
가해자는 튀니지 이민자 출신의 노숙자로, 범행 직후 경찰서까지 걸어가 자수했습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역 내 노숙자 시설에서 지내는 그는 평소에도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2015년 이후 지역 당국으로부터 여러 차례 퇴거 명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언론은 그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말제시니 신부는 노숙자·이민자 등 소외 계층을 돕는 데 큰 힘을 보태온 사제여서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더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역 봉사 단체를 조직해 지난 4년간 매일 아침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등 소외된 이들과 깊은 유대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가해 노숙자도 말제시니 신부의 도움을 받아온 사람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신부는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을 돕는 활동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실제 그의 신자 가운데 상
교황은 어제(16일) 바티칸 사도궁 안뜰에서 주례한 수요 일반 알현 말미에 말제시니 신부를 언급하며 도움의 손길을 내민 빈곤한 이에게 죽임을 당했다면서 이를 "자비의 순교"라고 칭했습니다.
교황은 행사에 참석한 약 500명의 신자와 함께 말제시니 신부의 안식을 기원하며 약 1분간 묵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