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신병력을 가진 전과자가 정자를 기증해 전 세계적으로 36명 아이의 생물학적 아빠가 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아이의 가족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영국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 아젤레스(43)는 종업원으로 일하던 2000년부터 조지아주 자이텍스 정자은행에 1주일에 2번씩 정자를 기증하고 돈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다.
문제는 그가 정자를 기증하면서 작성한 인적사항들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강도 혐의로 8개월의 징역형을 살았으며 조현병 병력이 있었지만 이런 사실들은 모두 숨기고 지능지수(IQ)가 160인 천재이며 이공계 학사와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고 박사학위를 취득 중이라고 속였다.
4개 국어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짜 이력으로 정자은행에서 인기 있는 기증자가 돼 전 세계적으로 36쌍의 부부들에게 아기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2014년 자이텍스 정자은행이 아젤레스의 정자를 기증받은 가족들에게 실수로 그의 이름이 적힌 업무 관련 서류를 보내면서 그의 거짓말이 들통났다.
아이 가족들은 아젤레스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당황한 아젤레스는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허위 사실을 기재해 정자를 기증했다고 자수했다.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다.
아젤레스는 사건 발생으로부터 6년이 지난 최근 인터넷 음성녹음 파일을 통해 아기와 그 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친구의 얘기를 듣고 정자은행을 찾았다는 그는 "관련된 가족들과 아기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자 기증으로 생활이 안정된 이후 특별하고 명예로운 사람으로 느껴진 것이 좋았다"며 "소송을 당하고 부끄럽고 후회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악의가 없었다"며 "언젠가 나의 아이들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최소 몇 명이라도 만나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최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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