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상태로 독일 병원으로 옮겨진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이자 일명 '푸틴의 정적'으로 알려진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에 중독됐다고 독일 정부가 발표하자, 러시아가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어제(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는 나발니 사건의 모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독일과 전폭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 검찰과 의사가 공식적으로 정보 교환을 요청했지만, 불행히도 독일에서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환자가 베를린으로 이송되기 전 우리나라는 모든 국제기준에 따라 전면적인 건강 검진을 했으며, 당시 독성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서방국이 사전에 준비된 발표를 활용해, 러시아에 대한 각종 제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주독일 러시아 대사관 역시 의견서를 통해 "우리는 파트너들에게 이번 사건의 정치화를 자제하고, 사실에만 의존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하면서 나발니와 관련한 독일 정부의 신속한 정보 공유를 요청했습니다.
최근 러시아 수사당국은 사건 조사를 위해 독일에 나발니의 손톱과 혈액 등 생체 조직 일부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일 정부는 이날 독일 연방군 연구소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에 중독됐다는 '명백한 증거'가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습니다.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나발니는 독일의 시민단체가 보낸 항공편을 통해 지난달 22일 베를린에 도착해 샤리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노비촉은 2018년 초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에 사용된 물질로 영국 솔즈베리의 쇼핑몰에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가 노비촉 중독 중세로 쓰러졌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진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