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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속에 미국에서 루이뷔통 등 명품 소비가 늘어난 데 대해 경제학자들은 연방정부의 코로나19 지원금 효과와 더불어 사람들이 외식 등 서비스 소비를 줄이는 대신 그 돈으로 다른 것을 사는 `대체 효과`가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사진 제공 = 루이 뷔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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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이후 최근 12개월간 미국 월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8월에는 56.0을 기록했다. [데이터 제공 = ISM] |
PMI가 늘어난 것은 크게 세 가지 배경(단계적 경제 정상화·수출·소비)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단계적 경제 정상화와 관련해 티모시 피오레 ISM 회장은 "직원들이 현장 업무에 복귀해 공급망이 다시 돌아가면서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다음으로 수출과 관련해 시안 존스 IHS 마킷 이코노미스트는 "신규 수주 물량과 수출 주문량이 크게 늘었다"면서 "제조업 부문이 8월 들어 전보다 빠르게 활기를 보이면서 생산이 급감했던 지난 2분기(4~6월)와 달리 3분기(7~9월)에는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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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7월 미국 개인소비지출` 상승률 , 2020년 월간 미국 개인소비지출 중 상품 ·서비스 지출, `8월 소비자신뢰지수` [데이터 출처 =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WSJ·미국 컨퍼런스보드] |
서비스 부문에서는 여행·관광은 물론 미용실도 고전하는 반면 상품 부문에서는 자동차·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까지 늘어났다. 거시경제 분석업체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미국 내구재 소비 수요가 이미 바이러스 확산 이전보다 10% 이상 늘어났다"면서 "현재로선 제조업계 재고 물량이 이례적으로 적기 때문에 수요를 맞추려면 앞으로 몇 달 간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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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스팅 이코노미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시리즈 [사진 제공 = 스튜디오 셰드] |
네스팅 이코노미를 말 그대로 옮기면 '둥지틀기 경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 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사람들이 마치 아기 새처럼 집에 들어 앉아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소비 습관이 달라졌고, 꾸준히 자신의 주거 공간을 손 보게 되면서 관련 소비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집 수리·인테리어 용품 판매업체인 로우스와 홈디포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각각 34%, 23.4% 급증했다. 공산품 대형 유통업체인 타겟은 2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80.3%, 오는 10일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홈트레이닝 서비스·용품 판매업체인 펠로톤은 지난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66%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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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그니처 시리즈 [사진 제공 = 스튜디오 셰드] |
이른바 '집순이·집돌이'를 떠올리게 하는 가정용품 소비도 늘어났다. 1일 로이터통신은 닐슨·번스타인 네이터를 인용해 8월 1~4주 동안 JM스머커·폴저스·던킨의 인스턴트 커피 소비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늘어났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수천만 회사원들이 출근길에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들고 다녔지만 지금은 '홈카페'를 즐긴다는 것이다. 글로벌 식료품업체인 네슬레도 지난 7월 30일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인스턴트 커피 수요가 매우 탄탄했으며 특히 네스프레소 등 가정용 커피 제품 등이 온라인 판매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케첩 소비도 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이전에는 크래프트하인즈 같은 케첩 제조업체들이 식당 납품용으로 9.1㎏짜리 케첩을 만들었지만 요즘은 가정용 포장으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가면서 공장 가동 라인도 가정용 중심으로 재배치했다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욜로'(YOLO·인생은 한 번뿐이라면서 현재의 소비·경험을 즐기는 것)를 연상시키는 명품 소비도 뜨고 있다. 의류 전문데이터업체인 스타일세이지에 따르면 지난 7월 나이키의 에어맥스 운동화는 가격이 1년 전보다 10.5%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재고량의 63%가 팔려나갔다. 1년 전 온라인 재고 판매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요가복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룰루레몬의 요가바지도 7월 가격이 1년 전보다 7.2%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재고 소진율은 45%로, 1년 전 같은 기간(소진율 15%)보다 대폭 증가했다. 루이뷔통모엣헤네시(LVMH)에 따르면 '명품 가방'으로 유명한 루이비통 네버풀MM모노그램 핸드백 온라인 판매 가격을 지난 5월부로 5%올렸음에도 불구하고 6월 이후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명품 소비가 늘어나는 데 대해 위스콘신 대학의 마이클 콜린스 소비자과학부 교수는 '대체 효과'라고 설명했다. 콜린스 교수는 "사람들은 마치 다른 저금통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외식 등 집 바깥에서 즐기던 서비스 소비를 줄이면서 나온 수백 달러를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소비로 대체해서 쓰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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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빌 게이츠(64)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오레오 쿠키를 쌓아 절친한 친구인 워런 버핏(90)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생일 축하 케이크를 만드는 장면 [사진 출처 = 게이츠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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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인퓨시브, 그래픽 출처 = 마켓워치] |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재택 소비' 성향이 앞으로도 자리매김할 지 당장은 알 수 없다. 일각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정책을 펼 것이고 연방 의회 역시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 1일~2021년 9월 30일) 예산 승인과 관련해 정부와 코로나19 추가 부양책에 합의하면 지금의 소비 성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반면 지난 주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설문 조사한 결과 전문가들의 37%는 더블딥 침체를 우려한 반면 절반 수준인 17%정도만이 V자 경제회복을 예상했다.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는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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