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중국 집값 하락이 '세계의 공장'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며 이는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타격 여파일 뿐 아니라 시장에 강력히 개입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 변덕 탓이라는 글로벌 경제 석학의 경고가 나왔다. 중국이 '바이러스 전쟁 승리'를 선포하며 내수 살리기에 나섰지만 10여년 간 중국 경제를 떠받쳐온 주택 시장이 붕괴돼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인구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의 소득이 빠르게 줄어든 상황에서 대출 규제를 통해 시장을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는 중국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과 정책 비일관성 때문이라는 분석에서다.
미국 하버드대의 케네스 로고프 교수와 양 유안첸 중국 칭화대 교수는 '정점에 달한 중국 부동산 시장 2020'이라는 제목의 공동연구 논문을 내고 이같이 지적했다. 공동 논문은 전미경제연구소(NBER) 8월 발행 시리즈로 발간됐다.
로고프 교수는 논문에서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국 부동산 시장은 불안정한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택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중국 경제의 연착륙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설령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가격이 완만하게 떨어지는 상황에서조차 경제에 상당한 리스크를 야기할 것"이라면서 "현재 중국 부동산 부문이 20%위축되는 경우 중국 GDP는 5~10%감소할 것이고, 은행 시스템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이 판단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일단 중국의 부동산 경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로고프 교수는 부동산 부문과 나라 경제 전체 상관 계수를 추정한 결과 중국 경제에 대한 부동산 부문 기여도가 28.7%로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각 국 통계 취합 여건 상 2016년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주요국 중 부동산 부문 경제 기여도가 20%를 넘는 것은 중국 뿐이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20%를 살짝 밑돌고, 미국은 17%선, 핀란드와 독일은 16%선, 한국은 14%선이며 네덜란드와 핀란드는 10~14%선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 하락이 경제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본 두 번째 이유는 인구 감소와 소득 감소 탓이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집값을 결정하는 가장 전형적인 변수는 인구 증감율과 소득 증감율이다. 중국의 경우 특히 집을 구매하는 연령대인 20~50대의 인구 비중이 줄어들었다. 지난 2016년 1월까지 유효한 출산 제한 영향과 더불어 늦은 결혼·출산 기피 영향이다. 소득 감소는 코로나19 여파로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국 부동산 시장 하락은 장기적으로 불가피한 추세라는 게 로고프 교수 등의 진단이다
중국의 주택 소유율은 90%이상이어서 구매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도 따랐다. 한국의 경우 '내 집 마련'이 부동산 규제와 관련한 갈등 불씨가 되고 있지만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의 주택 소유율은 40%선으로 중국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특히 중국 은행권 대출 중 주택 관련 대출이 30%에 달한 것도 금융권 위기 불씨가 되는 모양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중국 은행들의 주택 대출은 30%에 달하는데 이는 부실 모기지론(미국식 주택담보대출)이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온 당시의 미국(42%)에 비하면 낮지만 또다른 부동산 담보대출 급증으로 금융권이 붕괴되는 사태를 맞았던 스페인(26%)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로고프 교수는 지적했다.
지난 2013~2018년 동안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30%늘어났고 가계의 대출 비율은 33%에서 60%로 늘어났다. 이는 2013년 중국 지도부가 변화하면서 부동산 정책을 강조한 여파다. 2013년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취임한 때다.
마지막으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간섭과 일관성 없는 부동산 정책도 문제로 언급됐다. 로고프 교수 등은 "정부가 땅과 대출에 강력히 간섭해온 중국에서는 시장이 엄청난 정책 불확실성에 휘둘리곤 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끈임없이 정책을 조였다 풀었다 해왔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주택 시장을 위시한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잡겠다며 강력한 규제를 하다가 내수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려 성장을 떠받치겠다면서 부동산 살리기에 나서는 식의 비일관된 정책을 펴면서 시장에 강력히 개입한 것이 오히려 경제를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한편 연구에 대해 로고프 교수 등은 "이번 연구는 국제 관계 변수와 무역 압박, 예상된 저금리 상황, 그림자 은행, 중국 소득 통계의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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