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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길리어드] |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 이노비오 주가가 급락을 거듭해 시장 눈길을 끌었다. 이노비오는 백신 개발 소식과 더불어 한국인 과학자가 대표로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기업이다. 다만 이날 증시에서 이노비오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6.08%급락해 1주당 18.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폐장 후 거래에서 6.74% 추가로 떨어진 17.70달러에 거래를 일단락지었다.
이노비오 주가 급락 사태는 앞서 9일 뉴욕타임스(NYT)가 이노비오의 성과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시장 반응이다. NYT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주에 본사를 둔 바이오기업인 이노비오가 코로나19 백신개발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홍보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며, 해당 기업은 단 한번도 시장에 제품을 출시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신속 개발과 대량 확보를 위한 초고속 전략(Operation Warp Speed)을 내면서 지원에 나선 가운데 이노비오가 트럼프 정부의 초고속 전략에 자사 백신이 포함됐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 기업 목록에 이노비오는 없었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회사는 2009년 신종 플루 사태 이후 말라리아와 지카바이러스, 암 백신과 관련한 다양한 백신·치료제를 연구 중이라고 발표했지만 단 한 개의 백신도 시장에 내놓지 못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같은 날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는 FDA에 자사 제품인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치료제로 판매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의 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렘데시비르는 의료계 현장에서도 상당한 치료 효과가 인정돼 지난 5월 FDA가 긴급 사용 승인을 한 바 있다. 길리어드는 이번에 정식 승인을 신청하면서 제품 이름도 렘데시비르가 아닌 '베클루리'로 시장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날 사용 승인 신청 소식에도 불구하고 길리어드 주가는 오히려 1.2%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른바 '바이오 주'가 투자 인기를 끌면서 이달 7일까지를 기준으로 올해 뉴욕 증시에 상장한 바이오 기업 주가는 상장 첫날 평균 34% 급등해 2000년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증시데이터 분석업체 딜로직을 인용한 수치다.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주가 지수도 올해 들어 12%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4%)를 크게 웃돌았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간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는 주가 급등 여파로 시가 총액이 올해 초 7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 규모로 불어났다.
다만 제대로된 기업 평가가 어렵고 시세도 급변한다는 점에서 월가에서는 '바이오 주식 투자주의보'가 나오고 있다. 바이오 업계에 장기간 투자해온 클리어브릿지투자의 헬스케어 담당 마샬 고든 선임 분석가는 10일 WSJ인터뷰에서 최근 바이오 기업 투자 열기에 대해 "미친 것 같다. 바이오 업체들이 사업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증시 상장에 뛰어든다"면서 "우리는 투자 의향이 크지 않다. 성장성이 있다고 평가할 만한 설득력있는 근거를 찾을 때까지는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올해 바이오기업들이 뉴욕증시 IPO를 통해 총 94억 달러(약 11조1625억 여원)어치 자금을 조달해 딜로직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94억 달러는 올해 1월 1일~8월 7일까지를 기준으로 집계한 것으로, 이 액수는 기존 최대 규모였던 2018년(1~12월 총 65억 달러) 전체를 넘어선 수치다.
지난 7일까지를 기준으로 올해 뉴욕증시 IPO를 한 기업 수는 총 123곳인데 이 중 30% 이상인 38곳이 바이오 기업이다. 바이오 기업 IPO 비중을 기준으로 봐도 지난 2011년 이후 최대다. 매년 1월 1일~8월 7일 기간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바이오 기업 IPO는 2014년(총 39곳)이 가장 많았지만 해당 기간 전체 기업(총 160곳) 대비 비중은 30%에 못 미쳤다.
기존에 상장됐던 바이오 기업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기존 상장 바이오기업들이 올해 유상증자를 통해 모은 돈은 총 320억 달러로 이 역시 사상 최대치다.
분위기를 타고 독일 기업 큐어백이 이달 말 나스닥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큐어백은 지난 9일 IPO를 통해 2억 달러 이상의 자금 조달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큐어백은 지난 3월 독일 언론들이 "미국 정부가 큐어백이 개발 중인 코로나19백신 독점권을 가지기 위해 기업 인수·권리이전에 나서려 한다"고 지적해 관심을 끈 바 있다.
다만 WSJ은 바이오 기업 성과는 핵심 약품 개발 성공 여부에 따라 크게 좌지 우지되는 데다 의혹이 생기는 경우가 많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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