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풀의 9개 공장은 전에 결코 없었던 정도로 번창했다."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오하이오주의 월풀 세탁기 생산 공장을 찾아 최근 월풀의 성공스토리를 언급했다.
그는 미국 토종 가전업체인 월풀이 최근 번창하고 있다며 그 배경에 자신의 보호무역 정책이 개입돼 있음을 강조했다.
"모든 외국산 세탁기에 50%의 관세를 부과한 명령에 내가 자랑스럽게 서명"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런데 매일경제신문이 최근 월풀의 순매출과 미국 내 일자리 창출 흐름을 파악한 트럼프 대통령의 월풀 성공스토리는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최근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대량해고를 진행 중인 가운데 2분기 순매출이 아시아 시장에서만 40% 가까이 급감하는 등 심각한 위기 상황이었다.
월풀이 지난달 22일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지난 2분기 실적 공시를 보면 이를 명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월풀의 순매출은 작년 2분기 51억8600만 달러에서 올해 2분기 40억 4200만 달러로 11억4400만 달러(-22.1%·약 1조3700억원) 급감했다.
이 같은 실적 하락은 코로나19발 수요감소 여파에 따른 것으로, 본토인 북미 시장(-12.3%)은 물론 중국 등 아시아 시장(-37.1%) 등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매출 급감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월풀도 이 같은 경영 위기 상황에 대해 최근 시장에 고해성사를 한 상태다.
월풀은 지난 6월 30일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글로벌 비용절감이 불가피하다"며 대대적인 정리해고 계획을 공식화했다.
당시 성명에서 월풀은 구체적인 해고 인원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례적으로 비용절감 계획을 공개발표한 만큼 해고 폭이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이후 로컬 매체들 사이에서 정리해고와 무급휴직을 두 축으로 월풀이 가동하는 미국 공장들에서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보도가 터져나왔다.
실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월풀은 '1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달성했다고 밝혀 이미 2분기에 상당한 정리해고 조처가 있었음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올해 전체 목표로 월풀 경영진들이 제시한 비용절감 규모는 5억 달러에 이른다.
상반기 정리해고가 끝이 아닌, 하반기에 더욱 대대적인 해고 조처가 단행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대량해고와 글로벌 매출급감 위기에 처한 월풀의 실제 모습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 없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월풀 성공 발언을 그대로 받아쓴 것이다.
내년 창립 110주년을 맞는 월풀은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을 사주해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타깃으로 50%의 보복관세를 취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미국과 유럽 중남미 시장에서 한국 가전기업들의 약진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긴 월풀은 미 무역대표부(USTR)과 상무부, 백악관에 전방위적인 로비로 보복관세 부과를 요청해왔다.
심지어 관세율을 최종 결
ITC는 그러나 월풀의 주장이 무리하다고 보고 낮은 관세(20%)가 적용되는 물량 구간을 설정한 뒤 이 물량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50%를 적용하는 절충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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