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사고에 대한 원인을 두고 각종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지점에는 폭발성이 강한 질산암모늄이 있었지만 충격이나 가열, 불꽃이 없으면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그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루트 항구의 한 근로자는 폭발이 폭죽과 같은 작은 폭발물에서 시작한 뒤 커졌다고 전했다.
우선 레바논과 이웃에 있지만 적성국인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지난 2006년 이스라엘은 자국 소속 병사 2명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게 납치된 사건을 계기로 레바논을 침공하며 전쟁을 치렀다. 당시 유엔의 중재로 휴전됐지만, 이후에도 양측 간 충돌이 일어났다. 최근에도 이스라엘 군과 헤즈볼라는 국경지역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등 긴장이 높아진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것은 끔찍한 공격으로 보인다"며 의미 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를 의식하듯 이스라엘 관리들은 베이루트 폭발이 이스라엘과 관련이 없다며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을 부인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폭발의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우리가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고 잘 살펴보고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도 베이루트에서 있었던 폭발 관련 보도들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아울러 내부 정치적 목적이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고가 일어난 시점이 유엔 특별재판소의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에 대한 판결을 불과 사흘 앞두고 발생했기 때문이다.
오는 7일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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