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 소재 한 창고에서 4일(현지시간) 발생한 대형폭발로 지금까지 최소 4000여명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도심에 위치한 대통령궁과 총리 관저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이날 베이루트를 뒤흔든 폭발로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의 관저인 바브다 대통령궁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관, 응접실을 비롯한 복도의 유리창 등이 파손됐으며 건물 내부의 몇몇 창문과 문은 떨어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NNA통신은 "아직까지 다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폭발현장에서 약 1.6km 떨어진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 관저도 피해를 입었다. CNN은 이날 사고 여파로 망가진 관저 내부 모습을 공개하며 "건물 내부가 일부 파손됐다"고 전했다. 이날 폭발 규모는 사고현장으로부터 반경 10km이내 건물까지 피해를 입을 정도로 강력한 수준이었다. CNN은 폭발 당시 진도 3.3 규모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베이루트 당국은 이날 저녁 최소 78명이 사망하고 40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정부는 국가 전체에 2주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유독가스 유출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고자 외출자제령도 내린 상태다. 시내 주요 병원 한 곳에는 400여명의 환자가 한꺼번에 들이닥치고 현지 적십자가 트위터를 통해 긴급 헌혈을 구하는
레바논 보건장관은 "지금까지 실종자가 많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재를 묻는 많은 요청이 들어오고 있지만 전기가 없어 밤 사이 수색작업을 벌이기 힘든 상태"라며 "심각한 재앙에 직면해 있다. 피해규모를 추산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로이터통신을 통해 밝혔다.
[고보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