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도(東京都)가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학살당한 조선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추도식을 허가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어제(3일) 보도했습니다.
도쿄도합회 등 일본 시민단체들은 매년 9월 1일 도내 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에서 조선인 대학살 추도식을 개최해왔지만, 올해는 도쿄도가 장소 사용을 허가하지 않아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주최 단체를 중심으로 사용 허가를 요구하는 3만명의 서명부를 도쿄도에 제출하는 등 항의 활동을 전개한 결과, 도쿄도가 허가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도는 매년 추도식 장소로 요코아미초공원을 사용하도록 허가해왔지만, 돌연 작년 12월 추도식 개최와 관련해 '공원 관리상 지장을 주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등의 조건을 붙인 서약서를 주최 측에 요구했습니다.
서약을 지키지 않으면 추도식 중지를 포함한 도쿄도의 지시에 따르고, 차후 추도식이 허가되지 않아도 '이의가 없다'는 내용까지 서약서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도쿄도는 지난해 추도식 방해 집회를 하는 일본 극우 단체와 추도식 참가자들 사이에 충돌이 있었다는 이유로 이런 서약서를 양쪽에 모두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추도식 주최 측은 40년 이상 조용하게 문제없이 진행된 행사와 이를 방해하는 집회를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며 서약서 제출을 거부해왔습니다.
이와 관련, 도쿄도 담당자는 교도통신에 "실행위원회(추도식 주최 측)와 협의해 룰을 지켜 평온하게 실시한다는 의사를 확인했기 때문에 서약서는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도쿄도는 작년 추도식 방해 집회 과정에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표현)가 있었다는 도민의 신고를 받고 심사해, 조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헤이트 스피치로 인정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습니다.
1923년 9월 1일 도쿄 등 간토 지방에는 규
당시 혼란 속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자, 자경단과 경찰, 군인 등이 재일 조선인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했습니다.
당시 독립신문에 따르면 이렇게 학살된 조선인의 수는 6천661명에 달한다고 기록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