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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현지매체 기고문에서 오는 10월 북미 간 4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선 100여일을 앞둔 시점에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해체를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하나의 이벤트로 10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제4차 정상회담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뉴욕데일리뉴스에 올린 장문의 기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강공 전략의 한계점을 거론하며 미국 대선 직전인 오는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을 이 같이 기정사실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전략을 평가하는 이 기고문은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팬데믹 관리 실패로 인한 선거 패배 가능성)와 대중국 압박 전략 평가에 집중돼 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 등 주요 외교관계에서 지금의 거래적 태도를 버리고 철학과 원칙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중국을 향한 트럼프의 최근 강력한 응징 태도에 대해 나름의 지지와 격려를 보내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지난 세 차례의 회담은 북한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 전무한 이벤트쇼에 불과하다고 갈기를 세웠다.
볼턴 전 보좌관은 "설령 트럼프가 11월 3일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강력한 대중국 압박이) 선거 이후 지속되리라 기대하지 말라"며 "오히려 통치방식에서 철학이 없는 그의 태도가 더 확실히 재조명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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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6월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 3차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고 있다. [사진 제공 = 청와대사진기자단] |
그는 "(겉으로는 원칙론적 압박을 취하지만 실질은 거래적 태도를 취하는 그의 행보로) 세 번의 트럼프-김정은 간 정상회담이 실패했고, 지금은 아무런 회담 진전이 없다"라며 "오는 '10월의 서프라이즈'로 4차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데 의심을 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미 3차 정상회담까지 치른 트럼프가 11월 3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또 다시 아무런 철학과 원칙 없이 김정은 위원장과 얼굴을 마주하는 이벤트 회담을 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현재 정책이나 원칙에 따라 행동하기보다 본질적으로 재선에 성공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적 승리를 위해 거래적 태도로 늘 모습을 바꾼다는 볼턴 전 보좌관의 지적은 최근 워싱턴 정가에서 '정치적 카멜레온'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회자되고 있다.
찰스 블로우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정치적 팬데믹 태세전환'(Trump's Nakedly Political Pandemic Pivot) 제하의 칼럼에서 대선을 앞두고 선거 패배 위기에 놓인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마스크 옹호론을 주창하는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볼턴 전 보좌관은 최근 출간된 자신의 자서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비판한 것과 달리 이번 뉴욕데일리뉴스 기고문에서는 상당한 애증 관계를 표출했다.
그는 다른 외교정책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 노선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하며 "만일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우세하다고 판단된다면 중도 우파는 그의 대중정책이 계속되도록 강력한 정치적 압력을 가하고 흔들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처럼 잘 하고 있는 트럼프의 대중국 압박이 왜 2017년 1월 취임 즉시 발동되지 않고 팬데믹 이후에 본격화했는지에 대해 거듭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대선 전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할 가능성에 대비해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선명하게 인식시키고 '핵보유국 자격으로 핵군축 협상을 하겠다'는 협상 조건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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