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치솟는 금(왼쪽)·은 8월물 선물 가격 추이./출처=시카고상품거래소(CME) |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금 채굴업체 배릭골드와 미국 콜로라도의 금 채굴업체 뉴먼트마이닝 주가가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기업인 두 업체 중 배릭골드는 이날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5.17% 오른 29.91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폐장 후 거래에서도 1.47% 추가로 올랐다. 올해 최저점을 찍은 지난 3월 13일(15.67달러) 대비 90.87%오른 가격이다. 같은 날 뉴먼트마이닝도 3.43% 오른 69.04달러에 거래를 마친 후 폐장 후 거래에서 1.16% 오르면서 금 투자 열풍 반사이익을 톡톡히 얻었다. 올해 최저점(3월 13일·39.50달러) 대비 74.78% 오른 셈이다. 금괴 연계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골드셰어도 27일 시세가 1.98%오른 182.23달러에 마감했고 폐장 후 거래에서 1.30%추가 상승하면서 분위기에 발 맞췄다.
이날 ETF에 이어 급기야는 채굴업체 주가까지 뛴 배경은 금·은 가격 폭등 탓이다.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은 은 가격은 금보다 더 가파르게 뛰면서 투자자들이 채굴업체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27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은 직전 거래일 보다 1.9% 상승해 1트로이온스당 1931.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24일 금 선물 가격은 1897.50달러로 마감해 마감 가격을 기준으로 9년 만에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이번 주 들어 또다시 최고가 기록을 낸 것이다. 올해 들어 금 선물 가격은 26%올랐고 전문가들은 2000달러 선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같은 날 은 8월 인도분은 3.99% 올라 금보다 더 눈에 띄는 오름세를 기록했다. 은 8월물은 1트로이온스당 25.46달러에 마감해 25달러 선을 뚫었다. 올해 들어 은 선물 가격은 70% 급등했고 이제는 30달러를 향해가고 있다.
최근 금·은 가격이 이같이 오른 것은 6월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가 재유행한 와중에 미·중 외교 갈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탓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과 연방 정부의 돈 풀기 부양책 속에 달러인덱스(현물)가 93.50로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달러 가치마저 떨어지자 투자자들은 앞다퉈 금 매수에 나서는 모양새다. '헤지펀드의 대부' 레이 달리오 브릿지워터 회장이나 '신흥국 투자 대가' 마크 모비우스 모비우스 캐피털 창업자같은 전문가들 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세계 금 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올 상반기 400억달러(약 48조 680억원) 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금 값 폭등세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안전 자산'인 금에 투기 거품이 붙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블룸버그 통신은 금이 원유와 다르다는 점에서 가격이 더 급등할 수 있지만 이후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선물 시장을 예로 들면 금은 원유와 달리 선물 만기가 돌아오면 만기를 연장(롤오버)해 투자하지 않고 실제로 현물을 인도받으려는 투자자들이 많다. 금이 안전 자산이기 때문에 은행 등 금고에 두고 보유하려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현물을 인도받겠다는 사람이 많을 수록 '숏 스퀴즈'가 발생해 가격이 급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숏 스퀴즈란 금 가격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세력들이 자신들의 예상과 달리 금 가격이 오르는 경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중간 매수에 나서면서 시세가 급등하는 상황을 말한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자신이 보유하지 않은 기초 자산(금, 원유 , 주식 등)을 빌려서 투자하기 때문에 금 선물 만기 이후 실제 인도받겠다는 사람이 늘어나면 이를 보상해줘야 한다. 블룸버그는 현재 금값 하락에 베팅한 숏(매도) 포지션 규모가 390억 달러(약 46조 4919억원)에 달하고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최대치라고 전했다 . 숏 포지션 규모가 클수록 만기가 다가오면 가격이 급변동하게 된다 .
이와 관련해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는 금속 원자재 전문가 제이슨 츠바이크는 '금 바보의 황금률'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금이 2015년 이후 매년 평균 10.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금값 급등세가 조정받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로 금이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서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경험적 데이터와 더불어 둘째로 '안전 자산'인 금 값을 결정하는 변수들이 정작 불안정하다는 점 때문이다.
금이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 오히려 나쁘다는 평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의 경험적 데이터에 근거한 분석이다. WSJ 칼럼은 과거를 돌아보면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금 매수에 나서면서 2011~2012년 연간 6%씩 올랐지만 정작 2013~2015년 동안에는 38%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9년 전인 2011년에는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각국 정부의 돈풀기 경기부양책에 따른 물가 급등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헷지' 차원에서 금 매수에 뛰어들어 같은 해 8월 22일 최고치(1891.90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오히려 저물가 기조가 자리 잡으면서 2011년 8월 22일 1891.90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9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던 금 값은 2015년 말 1050 달러로 떨어졌다.
'안전 자산'인 금 값을 결정하는 변수들이 정작 불안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탠더드 차타드 은행 뉴욕지부의 수키 쿠퍼 귀금속 연구 책임자는 "금 값을 결정하는 요인은 매우 변덕스럽게 출렁이는 자산"이라고 말했다. WSJ은 "2015년 이후 금은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