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같은 공화당 출신인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이름과 이미지를 모금 활동에 활용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들 부시로 통하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도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는 등 11월 재선 성공을 위해 지지세 확산이 급한 상황에서 같은 당 출신의 전임 대통령으로부터 지원은 커녕 푸대접을 받는 형편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오늘(26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 캠프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들어가 있는 2개의 황금색 주화 한정판을 만들고 이를 받으려면 45달러 이상을 기부하라고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로널드 레이건 재단과 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동의 없이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사용했다며 대선 캠프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 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마이클 아렌스 RNC 공보국장은 더힐에 해당 재단이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데 반대하지 않았다면서도 예의상 모금 이메일 발송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출신인 부시 전 대통령과도 불편한 관계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전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낸 밋 롬니 상원 의원, 콜린 파월 전 국무부 장관 등 공화당 거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과 인종차별 항의시위를 둘러싼 부실 리더십 논란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거나 유보했다고 지난달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부시 전 대통령 시절 행정부 관료들이 반(反) 트럼프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바이든을 위한 43 동창'을 만들어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 운동을 돕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슈퍼팩은 한도 없이 자금을 모아 쓸 수 있는 외곽 후원조직입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버지 부시(조지 H. W. 부시)와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을 모두 경멸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로비에 걸려 있던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창고로 쓰는 방으로 옮겼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레이건 재단의 요구에 발끈했습니다.
그는 이 재단 의장인 프레드릭 라이언 주니어가 워싱턴포스트(WP)의 최고경영자 겸 발행인이라는 한 트윗을 공유한 뒤 "우리는 어쨌든 이길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을 줄곧 비판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숱한 비난을 받은 매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