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의심되는 탈북민의 월북을 이유로 '최대비상체제'를 선포한 배경에는 방역뿐 아니라 정권 내부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방역을 명분으로 주민과 군에 대한 감시통제를 강화하고 정권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간부들에게 강한 경고 메시지를 주겠다는 의도가 읽힙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한 조치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소집, "우리 경내에 악성비루스가 유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 위험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가 이유이지만, 코로나19와 경제난 장기화로 쌓인 내부 불만을 잠재우고 흐트러진 사회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경제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북한 주민들은 방역 조치로 중국과 무역이 많이 감소하고, 외화벌이 수단인 외국인 관광도 중단되면서 체제에 대한 불만이 더 커졌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 당과 전 사회적으로 강한 조직적 규율과 행동과 사고의 일치성을 철저히 보장하고 비상방역지휘부의 지휘에 하나와 같이 절대복종하고 움직이는 질서를 유지하며 각급 당 조직들이 자기의 기능과 역할을 완벽하게 발휘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고위 간부들도 이 같은 주문에서 예외가 아닌 듯 합니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정치국 비상확대회의 영상에는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회의 참석 대상인 내각 부총리 3명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부재는 방역 실패 또는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현장 시찰에서 질책한 평양종합병원 건설 지연 등 경제 문제에 대한 문책성일 수 있습니다.
군도 기강 잡기 대상에 올랐습니다.
비상확대회의에서는 "월남 도주사건이 발생한 해당 지역 전연부대의 허술한 전
전선 경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으로, 이를 시작으로 북한군 전체에 대한 기강 확립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