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현지 시간으로 오늘(21일) 주한미군 감축설과 관련해 "나는 한반도에서 군대를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영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화상 세미나에서 최근 언론에 보도된 주한미군 감축 및 철수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그는 다만 "나는 취임했을 때 '국가국방전략'(NDS)을 시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그것의 핵심은 모든 지리적 전투 사령부를 검토하고, NDS를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맡은 지역 임무를 수행하도록 우리가 최적화됐고 배치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는 "우리는 모든 전구(戰區·theater)에서 우리가 군대를 최적화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모든 사령부에서 조정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미군 주둔·배치에 대한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또 "우리는 역동적인 군대 운용과 같은 추가적인 개념, 새로운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나는 전구들에서 더 많은 순환 군대 배치를 계속 추구하고 싶다"며 "왜냐하면 그것은 미국이 전 세계의 도전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더 큰 전략적 유연성을 우리에게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의 이번 발언은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외신이 보도한 이후 처음 나온 것으로, 철수 명령은 내린 적 없다면서도 전 세계 미군 배치의 최적화를 위한 조정은 계속 검토한다는 입장을 확인, 감축 가능성 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시간으로 17일 미 국방부가 지난 3월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고 보도하고 이튿날인 18일 사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방부에 아프간·독일·한국에서 철군을 압박했다는 이야기를 두어 달 전 들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카드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협상 압박용 카드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특히 미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에게 보여줄 성과가 절실한 상황에서 방위비와 주한미군 주둔을 연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돼왔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국방부가 17일 배포한 '국가국방전략(NDS) 이행:1년의 성취'라는 자료에서도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 재할당 작업을 자신의 재임 1년간 역점 과제 중 하나로 밝힌 바 있습니다.
이 자료에서 그는 "각각의 전투사령부가 작전 공간을 최적화하기 위해 기존 임무와 태세를 통합하고 축소하는 백지상태의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사령부, 남부사령부, 유럽사령부 등에서 검토와 조정이 일어나는 등 진행 과정에 있고, 몇 달 내에 인도·태평양사령부, 북부사령부, 수송사령부와도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선 미 의회가 초당적인 반대 입장을 보입니다. 또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강화한다는 미국의 국방 전략과도 맞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한편에스퍼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관련,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각국과 협력하는 사례를 열거하면서 "우리는 신흥 지역 파트너들과 이런 전략적 관계를 발전시키는 한편 그 지역에서 오랜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며 "여기에는 한국과 협력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고 한반도에서 평화를 지속하는 것이 포함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할 때 계속 모르는 척한다"라며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의 위험하고 불법적인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추구에 따른 국제적인 결과로부터 평양을 보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과의 협력과 관련, 작년 한국이 2022년까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대한 개발 원조를 두 배 이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와 관련,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을 비난하면서도 상호 관심 분야를 논의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중국을 방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