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유럽연합(EU) 탈퇴를 강령으로 건 '이탈렉시트'(Italexit·이탈리아의 EU 탈퇴) 정당이 이번 주 출범한다.
영국 브렉시트에 이어 EU 경제의 핵심축인 이탈리아 정치권에서 최초로 이탈렉시트를 정치 목표로 내세운 정당이 출현하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잔루이지 파라고네 이탈리아 상원의원의 페이스북 발표를 종합하면 파라고네 의원은 오는 23일 이탈렉시트당을 공식 창당한다.
파라고네 의원은 지난 20일 브렉시트 운동을 주도했던 나이젤 패러지 영국 브렉시트당 대표와 런던에서 회동하기 전 창당 시점을 공개하며 "우리는 더 이상 이탈리아의 위대한 위상을 훼손하는 (EU 소속) 국가들로부터 갈취를 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도 7월 중 이탈렉시트당 창당 계획을 언급하며 "이탈리아 국민들은 선거에서 정치적 선택을 표출하지만 (국민의 투표로 선택받은) 정부는 EU가 명령하는 정책에 굴복해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린 바 있다.
심지어 "유로화는 독일 맞춤형 통화"라고 비판하며 이탈리아의 경제 주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이터는 현재 이탈렉시트와 관련해 정치적 구심점이 없는 이탈리아 정치지형에서 그의 창당이 역내 고조되는 반EU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TV 정치 토크쇼 진행자 출신인 파라고네 의원은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인 ’오성운동’(Five Star Movement) 소속이었으나 올해 초 2020년도 예산법안 표결에서 당론에 따르지 않고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당에서 제명됐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점에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최악의 감염사태를 겪으면서 이탈리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EU에 대한 반감이 고조돼왔다.
팬데믹 위기에서 EU집행위원회와 다른 회원국들이 이탈리아에 방역·의료대응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불만이다.
한때 EU 회원국에 대한 선호도가 79%에 달
이를 두고 이탈리아 정치권에서는 "파라고네 의원이 제명에 따른 개인적 정치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최근 반EU 여론에 편승해 자극적인 이탈렉시트 이슈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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