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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시장의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난 9일 밤 경찰들이 수색작업을 펼치는 모습. [사진 = 이충우 기자] |
갑작스럽게 실종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외신들도 일제히 주목하고 있다. AP, 로이터, 블룸버그 등 통신사들은 박 시장의 시신이 발견된 자정대부터 속보를 내보낸 가운데 미국 CNN,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BBC, 일본 NHK 등 전세계 주요 언론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이날 뉴스를 보도했다.
CNN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공직자인 서울시장이 산속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600명이 넘는 경찰, 소방관과 3마리의 수색견이 7시간 넘게 그를 찾는 작업을 벌였다"며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장에서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NN은 생전 박 시장에 대해 "2011년부터 서울시장을 지내왔고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진보주의자들에게 희망적인 존재로 여겨졌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도 "잠재적인 대통령 후보인 박 시장이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신고가 접수된 후 딸에게 비밀스러운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졌다가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NYT는 "박 시장이 단지 유명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인권의 챔피온(투사)'으로 여겨져왔다"며 "그런 탓에 시장의 죽음과 성추행 의혹이 전국에 더욱 큰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코로나19 사태에 공격적인 대응을 펼쳐온 서울시 중심에 박 시장이 있었다고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박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극초반 대응과 관련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830만 명이 넘게 거주하는 뉴욕시는 확진자 22만 명이 보고된 반면 서울의 인구 천만 명 중에서는 1400건이 집계된 상태"라고 비교하기도 했다.
2017년 전세계적으로 촉발된 '미투 운동'으로 인해 과도기를 겪고 있는 한국 사회 현실을 언급한 외신도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이 오랫동안 쉽게 바뀌지 않는 가부장적 위주의 뿌리깊은 전통으로 비판을 받아왔다"며 "최근 몇 년간 '미투 운동' 영향으로 가정폭력 신고가 급증하고 유명인 남성들에 대한 성폭행, 괴롭힘을 고발하는 여성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일본 외신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박 시장 사망 소식을 타전했다. 공영방송 NHK는 "서울 시장을 3번째 맡아온 1000만 수도 행정을 이끄는 수장이 사망해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교도통신은 "5월 여론조사에서 6
또 매체들은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는 일본 정부의 대응에 비판해왔고 수요집회에도 참가한 적이 있다"면서 "2017년 서울 시내버스에 소녀상을 설치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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