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미국의 독립기념절 행사 DVD를 소장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혀 눈길을 끕니다.
김 제1부부장은 오늘(10일) 미국 행정부에서 지속해서 제기되는 제3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입장을 피력하면서 느닷없이 "끝으로 며칠 전 TV보도를 통해 본 미국독립절기념행사에 대한 소감을 전하려고 한다"며 "가능하다면 앞으로 독립절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 데 대하여 위원장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여정의 이런 발언은 미국에 대한 불만과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회의적 입장을 밝힌 담화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상당히 유화적입니다.
최고지도자의 혈육이어서 가능한 일로, 외부 문물의 유입을 철저히 경계하는 북한체제의 특성상 여느 간부가 감히 할 수 있는 발언이 아닙니다.
일단은 이런 발언은 북미관계의 경색 속에서도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친분의 유효함을 보여줍니다.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며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노골적으로 기원했습니다.
여기에다 김여정이 국정운영에서 미국독립기념일 행사를 실제로 참고하려는 속내를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최근 잇달아 대남 및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대외정책에 깊숙이 관여하는 모양새지만, 사실 주요 행사나 의전도 주도적으로 챙겨왔습니다.
그는 지난해 연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대내외 정책 전반을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북한의 중요한 행사 역시 그의 지시와 지도를 거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미국에서 대대적으로 열린 행사를 직접 보면서 '참고서'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애국심을 극대화한 미국의 독립기념일 행사는 김정은 정권의 '국가제일주의'라는 키워드와 일치합니다.
대표적으로 북한이 지난달 북한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그린 티셔츠를 대량 생산하고 주민들이 입고 다니는 사진을 크게 홍보하는 데서 드러납니다
사실 티셔츠 등 의류에 국기를 그려 넣은 디자인은 미국이 원조 격이고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북한이 뒤늦게 미국의 국기 셔츠를 따라 한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당장 올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행사를 앞두고 있고, 현재 북한은 대규모 열병식과 집단체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